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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 북미대화 마중물 될까
북미 물밑대화 진전 가능성…구체적 타협 어려울수도
2018-08-12 13:59:12 2018-08-12 13:59:1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3차 남북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13일 고위급회담은 북미 대화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먼저 회담을 제의한 것을 놓고 북미 사이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중 방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과 거의 매일, 또는 하루걸러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대화는 전화나 메시지, 이메일로도 이뤄질 수 있다. 대화의 형태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북미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도 9일 저녁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단계적으로 성실히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신경전이 여전하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종전선언에 소극적인 것이 불만이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메아리’는 12일 개인필명 논평에서 “남북·북미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종전선언부터 채택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체제보장의 시작인만큼 서둘러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관련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가 느끼기에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다”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내놓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있을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북미 협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측에 전달한 친서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 방북 가능성을 타진한 상태다.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공감대는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그래서 나온다. DJ정부에서 대북특사를 다녀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9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폼페이오 장관이 늦어도 다음주 월~화요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기간 북한과 이견을 좁히면 8월 말~9월 초로 예상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북미 양국이 의견차이를 보일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협상 타협안을 내놓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이제 북핵문제 해결과정이 다시 시작되는 과정이므로 문재인정부가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북·미 타협안을 작성해 제공하며, 중·러·일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핵문제 해결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북미 간 이견이 컸다는 점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단기간에 나오지 못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3차 방북 때도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성과 없는 북미대화를 계속하거나, 무리한 중재안에 합의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골프클럽 앞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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