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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전교조 "교권 보호가 법외노조보다 먼저"
권정오 신임 위원장 취임…법외노조 농성장 철회 등 투쟁방식 변경
2018-12-10 15:29:07 2018-12-10 15:29:1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새 지도부가 교권을 내세우고 법외노조 철회 투쟁 방식을 바꿀 것을 선언하는 등 이제까지와 다른 모습을 표방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와 김현진 수석부위원장 당선자는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에 있는 전교조 본부에서 '제 19대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권 당선자는 "학교를 소송판으로 만들고 있는 학교폭력법 대폭 개정부터 시작해 교사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권보호법 제정에 나설 것"이라며 교사의 행정잡무 업무와 학교폭력사안 심의 부담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당선자 역시 "교원평가제·차등성과급·교장선출보직제는 적폐"라며 폐지를 촉구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전교조는 교권·교육권 확보가 법외노조 철회보다 우선시될 수 있다는 뉘앙스도 내비쳤다. 권 당선자는 "법외노조 투쟁이 서울에 있는 청와대 중심으로 전개됐는데, 그게 (일반) 교사 생활 옆에서 진행되는 건 아니다"라며 "저희 선거 슬로건은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였고, 일상은 교권 침해"라고 말했다.
 
농성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합법노조화를 촉구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투쟁 방식에 대해 권 당선자는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는 방식이 (지난 지도부와)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며 "지금부터 어떤 방식으로 정부와 논의하고, 협상할지 충분한 토론 거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현 18대 지도부는 176일 동안 청와대 근처에서 이어왔던 법외노조 철회 요구 농성장을 정리했다. 신임 지도부에게 해단의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박옥주 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농성을 접지만 투쟁을 접는 것이 아니다"라며 "올겨울 우리는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9대 전교조 지도부는 지난 12월5~7일 실시한 조합원 투표로 선출됐다. 지난 7일 잠정 집계 결과 투표율은 77.72%, 개표율은 99.23%를 기록했으며 권 당선자와 김 당선자는 51.53%로 과반 득표했다.
 
두 당선자 모두 해직 교사이기도 하다. 전교조 울산지부장 등을 거친 권 당선자는 지난 1989년 노조가 처음 결성할 때 교원에서 해직됐으며, 2016년 전교조가 법외노조 지정될 때 반대투쟁하면서 다시 교사직을 잃었다. 전남지부장인 김 당선자도 법외노조 관련 해직됐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당선자(오른쪽에서 2번째)와 김현진 수석부위원장 당선자(오른쪽에서 3번째)가 현 지도부로부터 당선 기념 꽃다발을 받은 후 같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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