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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주도주 변천사)①삼성전자 빼고 다 바뀐 '톱10'…시총순위 20년간 지각변동
IT→금융→조선→자동차 등 국내외 경기업황 따라 변화
2018-12-28 06:00:00 2018-12-28 0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주식시장은 생태계와 같다. 기후와 토양, 빛 등의 영향을 받아 생물이 진화하고 퇴화하듯 주식도 경기와 업황, 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가치가 변한다. 이런 가운데 시장을 이끌던 주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한다. 국내 증시도 지난 20여년간 끊임없는 변화를 경험했다. 1990년대에는 한국전력이 대장주였지만 정보기술(IT)이 산업의 중심이 된 2000년대부터는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주도 국내외 경제와 각 기업의 상황에 따라 금융, 조선, 자동차 등으로 바뀌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7년(연말 기준)부터 올해까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린 기업은 삼성전자(005930)가 유일하다. 1997~1999년 2~3위에 있던 삼성전자는 2000년 1위를 차지한 뒤 20년 가까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POSCO(005490)는 올해 10위권에 들어있지만 부침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인터넷 확산 등 IT 바람을 타고 대장주에 올랐다. 대만 지진 여파로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도 삼성전자가 왕좌에 오르는 데 한몫했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과 인터넷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SK텔레콤과 한국통신공사(KT)도 시총이 각각 2, 3위로 올라왔다. 줄곧 1위를 지키던 한국전력은 4위로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IT주의 강세가 지속됐다. 2005년에는 금융주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2위), 우리금융(6위), 신한지주(10위) 세 곳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개인의 금융자산이 몰리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2007년에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이 약진했다. 2006년말 9조5000억원 수준이던 현대중공업의 시총은 1년 새 33조6300억원으로 3.5배 커졌다. 같은 기간 시총 순위는 1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전성기를 오래 누리지는 못했다. 현대중공업의 시총 순위는 2008년 5위로 낮아졌고 2009년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2008년에는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SK텔레콤과 한국전력 등이 주목을 받았고 2009년 하반기부터는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IT와 자동차가 시장을 주도했다.
 
2010년부터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현대차는 3위를 차지했지만 앞선 3년간 시총 2위를 굳건히 지킨 POSCO와 자리다툼을 벌였고 30위 안팎에 있던 기아차는 10위권에 진입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현대차 3인방이 국내 증시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모두 5위권 안에 있었다. 2012년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할 때도 현대차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2015년은 아모레퍼시픽의 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관광객이 중심이 된 K뷰티 붐을 타고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2013년만 해도 3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던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10위권에 들어왔고 2015년에는 6위에 올랐다. 2014년 말 13조원이던 시총은 1년 만에 24조원을 넘겼다.
 
2016년은 SK하이닉스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디램 가격 상승 등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시총 순위가 8위에서 2위로 올라왔고 올해까지 3년 연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톱10에 바이오주가 두 개나 이름을 올린 게 특징이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은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으로 둥지를 옮긴 첫날 시총 3위에 이름을 올렸고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첫해인 2016년 27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상승했고 올해는 분식회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6위에 올랐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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