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안한 1위 수성…삼성과 격차 줄어
현대차, SK와 격차 유지…연이은 변화에 점수 변화 주목
입력 : 2019-03-04 07:00:00 수정 : 2019-03-04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가 11개월째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위태롭다. 전체점수가 3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2위 삼성과의 점수 격차도 2.5까지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상승세다. 이재용 부회장이 연일 정부와의 소통을 이어가며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은 데다, 사회공헌을 앞세워 새로운 비전선포까지 단행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LG는 4일 발표된 ‘3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재벌그룹 항목에서 1위(36.4)에 올랐다. 재벌그룹 전체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도출했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 제외했다. 총수 항목 역시 같은 방식으로 결과 값을 구했다.
 
 
 
LG의 전체점수는 지난달(37.6)보다 0.8 내렸다. 경제성장 기여, 사회발전 기여, 사회적 책임 각각 부문의 점수도 2.3, 0.8, 1.0 하락하면서 긍정점수가 1.4 떨어진 탓이다. 경제성장 기여 점수가 하락한 것은 LG전자와 LG생활건강 등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후퇴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LG 계열사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 가까이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LG화학도 7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전사 실적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떨어졌다. 새로운 그룹 총수의 등장과 함께 ‘빅배스(과거의 부실이나 누적된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총수 구광모 LG 회장의 전체점수는 지난달보다 1.6 떨어졌으나 2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격차는 지난달 5.3에서 6.2까지 늘어났다. 구 회장은 청와대 초청 신년회, 청와대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인재육성과 연구 환경 조성을 약속하며 대내외적 행보를 넓혔다. 3월에 있을 주주총회 때는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LG화학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젊은 구광모 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33.9로 LG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소폭씩이지만 경제성장 기여와 사회적 책임 점수가 올랐다.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긴 했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상생의 선순환을 표명하며 협력사에 최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인재육성을 사회공헌의 새 비전으로 삼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규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을 사회공헌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로 채우기도 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판결과 삼성 바이오로직스 검찰 수사는 불안요소다. 3월 이후부터 삼성바이오에 대한 집중적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에 대한 상고심 심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도 상고심 판결 이후로 미뤄졌다. 올해 들어 세 번의 청와대 방문과 네 번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도 지난달보다 전체점수가 1.5 하락했다.
 
이밖에 5위권에서는 SK(16.2), 현대차(13.1), GS(8.2)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14.4), 최태원 SK 회장(14.0), 허창수 GS 회장(9.3)이 그대로 순위를 지켰다. 정 회장은 0.4의 적은 점수차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이뤘고,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과 미래기술 분야에 45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가 현대차와 총수의 신뢰점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위권도 재벌은 한진(-16.1), 부영(-6.5), 금호아시아나(-6.4), 롯데(-2.5), 한화(-2.2)와 총수는 조양호 한진 회장(-18.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5.7), 이중근 부영 회장(-4.5), 김승연 한화 회장(-3.6), 이호진 태광 회장(-2.8), 신동빈 롯데 회장(-2.4) 등이 큰 점수변화 없이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10월 풀려난 이후 지난달 말 롯데 홀딩스 대표로 복귀하며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서 향후 신뢰지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조 회장, 이중근 회장, 이호진 회장 등 하위권에 포진된 총수들 중 다수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 중이거나 재판 진행 중이라 좀처럼 신뢰도가 개선될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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