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재계시각)영풍 석포제련소 문제, 환경부에게만 맡길 수 없다
입력 : 2019-03-08 16:01:33 수정 : 2019-03-08 16:01:33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미세먼지 문제로 환경부가 난맥상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서울 도심에 공기정화용 타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미세먼지의 원재료 대부분이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 중국에 ‘환경외교’를 펼칠 생각은 않고 무작정 내생 변인에 대해서만 정책화하겠다는 게 환경부다.
 
현 정부 들어 각종 정책 사안마다 환경부와 한 목소리를 내 왔던 환경단체들은 “화력발전소를 없애자”고 주장한다. 석탄 화력발전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들이 대기를 더럽히고, 미세먼지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게 이유다. 그들의 관점에서 보면 자연에 의한 대기의 자체 복원성을 떨어뜨리는 개발사업 전체를 반대해야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 대책이 해결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환경운동연합(환경련)은 생태보존성이 높은 새만금을 간척해 태양광 단지로 만드는 데에는 찬성하고 있다. 태양광 시설이 숱하게 산림과 농토를 훼손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정부와의 엇박자를 내는 게 두려워서인지 ‘태양광 찬성’을 외친다.
 
환경련 이외의 호남지역 운동가들은 흑산도 공항을 유치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엄청난 벌목과 객토가 이루어질 것이다. 공항 개발 과정에서 숲들을 없애면 자연에 의한 미세먼지 정화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쯤 되면 국내 환경단체는 제대로 된 환경 운동 조직이 아니라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이익집단 또는 관변 단체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경북 봉화군에 소재한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오락가락’ 환경단체와 환경부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일이 또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다. 오는 2021년이면 영풍 석포제련소는 통합환경관리제도에 의해 생산시설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평가받는다. 원래 이 제도는 온갖 환경 인허가를 통합해 제조시설들이 좀 더 신속하게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통합환경관리제도가 유관기관이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최종처분권’ 중 하나임을 들어 제조업체들을 옥죄는 수단으로 쓰게끔 촉구하고 있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다. “영풍 문제를 환경부에만 맡겨둘 수 없을 듯하다”고 말이다. 왜냐고? 영풍그룹은 전 세계 아연 생산의 10%를 차지하는 제련소를 갖고 있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아연이 이 기업을 통해 나온다. 가뜩이나 소재산업의 수익률이 만만치 않아 회사들의 주인이 바뀌며 여기저기 떠밀려 다니는 시대에 영풍은 그나마 국내 소재산업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영풍은 거의 역대급으로 집단 매질을 당했고, 지금은 석포제련소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낙동강 오염과 인근 지역의 토양, 대기 오염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심증’ 때문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이 거의 매년 실태조사를 해도 ‘원인불상’으로 나오는 문제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는 “영풍이 원흉”이라며 감정적 언설을 내뱉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위치한 경상북도 봉화군은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 통계 기준 소멸위험지수가 0.197%에 달하는 고위험 지역이다. 인근 영양이 0.187, 영덕은 0.198로 향후 10년 내에 지자체 존속 여부가 가려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방 소멸에 대해 가장 골머리를 썩는 행정안전부는 그나마 지역 인구와 경제 시스템이 순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장들에 대해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서 정책적으로 재조명해 보아야 할 일이다.
 
기자는 지난해부터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해왔고, 보도도 수차례 했다. 석포제련소를 살리는 방향에서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때문에 산자부 관계자의 입장에 동의한다. 영풍 문제는 환경부에만 맡겨 둘 수 없다. 협업을 통해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영풍 문제를 다뤄야 한다. 여러 분야를 망라한 관계기관들이 나서서 산업과 지역생존의 시각에서도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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