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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내환 커지는 면세업계…신규출점·다이공 규제 이중고
2019-03-31 06:00:00 2019-03-31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달 면세점이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선 안팎으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오는 5월 시내 신규면세점 추가 출점 시 경쟁이 과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면세점 앞으로 외국인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3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면세점의 매출액은 1조7415억원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1조2898억원) 대비 약 3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 면세점 매출액의 80%는 외국인으로부터 나왔다. 지난달 외국이 면세점에서 구매한 금액은 1조4070억원으로, 이 또한 전년 동월(9825억원) 대비 43%가량 상승했다. 
 
외국인의 객단가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약 10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외국인의 객단가는 대략 76만원인 것에 비하면 30만원 정도 올랐다. 보따리상(다이공)이 늘어나면서 객단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업계에선 올해부터 중국에서 시행되는 '전자상거래법' 규제 영향에 놓이면서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면세점 제품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를 바탕으로 보따리상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매출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보따리상들의 사업자 등록 및 세금 납부를 의무하는 전자상거래법 규제가 강하게 시행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 시행이 본격화됐는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다만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중국 본토 현지에서 면세품에 대한 현지 수요가 더 강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그렇다고 수익성이 개선된 건 아니다. 면세점의 모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승객수수료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송객수수료 규모는 1조3181억원으로 5년 전(2966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5배 증가했다. 현재 업계에선 여행사의 모객에 따른 송객수수료율이 10~30% 수준에서 일부의 경우 40~50%까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은 된다"라며 "면세점마다 편차가 있지만 업력이 오래돼 구매력이 있는 곳은 송객수수료율이 10%대 초반이고, 중소면세점은 좀 더 높은 수수료를 내서 관광객을 유치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쟁 상황에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가 시내 신규면세점 추가 출점을 고려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 특허 기준을 완화하면서 오는 5월 신규 면세점 추가 출점에 대한 실행 여부를 발표키로 했다. 이 같은 기준 완화에 따라 추가 출점이 가능한 곳은 서울과 제주로 좁혀진다. 현재 서울에는 총 13개 면세점이, 제주에는 3개의 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금도 과잉 경쟁인 상황에서 추가 면세점이 생길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과당경쟁 속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업자들도 있다"라며 "신규 면세점 출점이 가능한 제주 같은 경우도 일부 면세점이 지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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