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재계시각)가동 10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여전히 불안”
입력 : 2019-04-02 08:41:44 수정 : 2019-04-02 08:41:44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지난 2009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건설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을 당시, 회사측은 환경 장치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밀폐형 원료저장소와 하역장비를 시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지붕을 씌운 덕분에 쌓여있던 원료들은 문제가 없었는데 정작 이를 고로로 운반하는 벨트 컨베이어는 노출된 채로 이동했기에 바닷가를 지천에 둔 충남 당진군 특성상 바람에 철관석과 원료탄들이 날려가 주변 가정으로 흩뿌려졌던 것이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뒤늦게 지붕을 씌워 막으려고 노력했으나 최초 공정에 없던 것을 뒤늦게 추가하다보니 그해 1고로 화입은 미뤄졌고 추가 점검 후 이듬해 1월5일에서와 진행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와 달라야 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기술이 다수 적용됐는데, 밀폐형 원료저장소와 하역설비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오염원 배출사업인 제철업에 친환경을 강조했으나 시작부터 망신만 당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당진 제철소 1고로 화입후 가동을 개시하자마자 직원 사망·부상사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당진 제철소는 대표이사까지 나서서 안전기원 고사를 올렸는데, 다음날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죽음의 고로’라는 우려스려운 별명이 붙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3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제철 본사 앞에서 '전력소비 줄이고, 미세먼지 감축'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는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가 가동을 한지 10년차를 맞이했다.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모두 갖춘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형 일관제철소이자, 철강 생산부터 고철 재활용에 이르는 자원순환형 시스템을 만드는 등 한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환경사고와 직원 안전사고는 이러한 현대제철의 위상을 끌어내렸다. 더 나아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미지도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하면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안전 불감증은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는 인천 사업장에도 전염이 되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해 현대제철측은 경쟁사는 드러나지 않는 더 많은 사고 사례가 많은데 유독 자사에게만 높은 잣대를 들이대며 비판한다는, 어의 없는 하소연을 한다.
 
고로 가동 초창기에는 경험이 부족해 그렇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10년째를 맞는 지금까지 여전히 당진 제철소에 대해 자부심보다 사고 걱정이 먼저 떠오르는 게 과연 맞는 건지, 현대제철 임직원들은 고민해봐야 한다. 바람에 사업장 지붕까지 날아가자 한 회사 직원이 “인재에 천재까지 당했다”는 푸념을 던진다.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왜 이러한 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지에 대한 원인을 찾고, 진실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임직원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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