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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 싫다…한국지엠 노조 파업 가나
신설법인 단체협약 두고 잡음
2019-04-16 20:00:00 2019-04-16 20:00: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단체협약을 두고 한국지엠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9차례에 걸친 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16일방적인 법인분할로 강제 전적을 당하고도 고용·근로조건 악화, 구조조정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까지 감내할 수 없다며 “회사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22~23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획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원의 50% 이상이 찬성하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투표 결과가 나오면 쟁의행위 방식이나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찬반투표 결과가 한국지엠의 향후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1월 설립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3000여명의 직원에게 적용할 단체협약을 두고 9차례의 조정 절차를 밟아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양측 의견 차이가 커 조정이 어렵다고 보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 사진/뉴시스
 
노조는 한국지엠이 임금, 고용조건 등을 법인 분할 이전처럼 신규법인에도 적용한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단체협약 총 133개 조항 중 약 70개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하고 징계·해고 요건을 강화해 고용불안을 조성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회사 측이 요구한차별성과급 도입정리해고 일방 통보노조활동에 대한 사전 계획서 제출징계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이 기존 단체협약 내용과 크게 다르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근무 배치 전환이나 정리해고 등을 진행하기 90일 전 노조에 통보하고 합의 절차를 거쳐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지엠은 지속적인 판매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자동차에 내수 3위 자리를 넘겨준데 이어서 올해도 내수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1월과 2월은 각각 5053대, 5177대로 월간 판매량이 5000대를 겨우 넘기면서 올 1분기 실적은 1만6650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1만9920대)보다 16.4%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간판 모델인 스파크와 말리부는 1분기 7241대, 3373대로 전년보다 각각 12.4%, 4.9% 감소했다. 임팔라와 카마로의 1분기 판매량은 58대, 54대에 그쳤다.   
 
경남 창원공장은 1교대 전환을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며 부평2공장은 라인 운영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한국지엠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지엠 관계자는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연구직과 사무직 위주로 구성된 법인이라며기존 회사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단체협약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와의 원만한 협의를 위해 단계별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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