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SPC 장남 '마약사건 봐주기' 의혹
2004년 '대마혐의' 벌금형…공범과 '흡연'범죄, 공범만 기소
입력 : 2019-04-22 18:30:00 수정 : 2019-04-23 11:25:35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허진수 SPC 부사장이 과거 마약사범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확정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허 부사장이 처벌받은 것은 자신의 단독범행에 대한 것일 뿐, 공범과 함께 대마를 흡연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공범만 기소되고 허 부사장은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사실 적시됐으나 불기소  
 
<뉴스토마토>가 22일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허 부사장은 지난 2004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3년 10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의 한 술집에서 마약 11g을 무상으로 받아 같은날 밤 10시쯤 귀가해 친동생인 허희수 전 부사장에게 절반인 5.5g을 건넸다. 이후 11~12월 중 5차례에 걸쳐 마약을 각 0.5g씩 흡연한 혐의로 같은해 12월 기소됐고 유죄로 인정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허 부사장은 마약 흡연 혐의로 기소된지 2달 만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설모씨의 '공범'으로 등장한다. 설씨는 지난 2003년 11월 2차례에 걸쳐, 허 부사장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주차장에서 만나 허 부사장 소유의 차량 안에서 마약을 흡연했다. 이들은 담배 은박지로 만든 파이프에 마약을 넣고 불을 붙여 입에 물고 교대로 피웠다고 묘사된다. 다만 허 부사장은 이 건에서 기소되지 않았다.  
 
(자료사진)지난 3월 인천본부세관에서 적발한 전자담배 카트리지, 젤리, 쿠키 등 다양한 형태의 대마 밀수 제품들. 사진/뉴시스
 
"추가 혐의 확인되면 병합이 원칙" 
 
서초동의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검찰의 합리적인 처분을 전제로 보면 기소는 전적으로 검찰의 권한이기 때문에 수사에 협조한 사람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할 수는 있다”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리려면 동종범행에 대한 재판과 수사 기록을 다 확인하게 되며 전력이 있으면 기소유예로 판단하기 어렵다. 형제가 모두 1번씩 불기소 전력이 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허 부사장이 기소된 사건과, 공범으로만 명시된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수사, 재판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1개의 사건에만 기소하는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이는 통상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마약사건을 전문로 하는 채의준 변호사(법무법인 오현)는 “10번을 흡연했으면 10번 모두 기소하는 것이 원칙인데 검찰 재량으로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했거나 범행을 인정하는 경우 일부만 기소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이미 마약 흡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사건으로 입건됐을 경우에는 사건을 병합하는 것이 원칙인데 불기소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사들 "기록 오류"·"기억 안나" 
 
이에 검찰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사건검색과 판결문에 명시된 검사 다수가 실제 수사를 맡지 않은 인물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것으로 기록된 당시 검사는 “마약 사건을 맡아본 적이 없고 사기, 횡령사건을 전담했다”고 답했고, 이 두 사건에 대한 공판을 진행한 것으로 기록된 검사는 “당시 사법연수원에 있어 공판을 맡을 신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소 검사는 “오래 전 사건이라 기억나는 게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법원과 검찰 관계자들은 “수사나 공판이 진행되며 담당 검사가 바뀔 수 있어 기록이 맞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아예 관련 없는 인물이 담당 검사로 적히는 오류가 있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설씨는 2007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8개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7년에도 마약을 매매하고 흡연한 혐의가 인정돼 실형 1년이 확정됐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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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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