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폐렴을 폐암으로 오진 '환자 사망'…의료비 소송 패소
대법 "환자 신체기능 손상 이후 치료행위로 수술·치료비 청구 못 해"
입력 : 2019-04-24 12:00:00 수정 : 2019-04-24 12: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서울대병원이 폐렴 환자를 폐암으로 오진, 사망케 해 손해배상액을 물어줌은 물론, 유족 측에 의료비 납부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이 마저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치료 중 숨진 A씨 유족 측을 상대로 잰 의료비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으로 오히려 환자의 신체기능이 회복불가능하게 손상됐다"며 "손상 이후에는 후유증세의 치유 및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하는 정도의 치료만이 계속돼 온 것뿐이라면 의사의 치료행위는 진료채무의 본지에 따른 것이 되지 못하거나, 손해전보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에 불과해 환자에게 수술비와 치료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유족 측은 '서울대병원과 소속 의사들이 망인의 질환을 폐암으로 오진해 수술을 감행했고 수술 후 감염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며 "해당 항소심은 서울대병원이 망인의 폐결절을 폐암이라고 단정하고 확진에 필수적인 조직검사 시행 없이 망인의 폐 상당 부분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 것이 의료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항소심은 수술과 망인의 폐렴 합병증 등의 나쁜 결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했고, 망인의 손해에 대한 병원의 책임범위를 30%로 제한했다"며 "비록 망인의 손해에 대한 병원의 책임범위가 30%로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병원 측은 책임제한비율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심판결에는 의료과실에 따른 진료비청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유족 측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는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09년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폐 우하엽과 우중엽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폐렴이 발생해 중환자실로 옮겨져 기관절개술을 받았으나 2013년 합병증 등으로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병원측 과실로 A씨가 숨졌다며 소송을 내 승소했다. 이에 병원 측은 9400만원 상당의 미납 의료비를 납부하라며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 2심은 원고일부승소판결했다.
 
1심은 "(당시) 진행 중인 손배소 1심대로 원고의 책임비율을 20%로 봄이 타당하다"며 유족 측이 미납 의료비인 9400여만원의 80%인 7500여만원을 병원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병원의 수술은 의료상 과실에 해당하지만, 유족이 제기한 손배소에 따라 최종적으로 책임인정비율이 30%로 확정돼 나머지 70%인 6600만원 상당의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며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를 일정한 책임비율로 제한한 경우, 병원이 자신의 책임비율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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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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