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스포츠 변호사'로 새 시장 개척하고 싶다"
"변호사, 자신만의 브랜딩 작업 필요…내 정체성은 스포츠"
"에이전트 진입장벽 높아…재밌게 일하며 수익 올리는 게 목표"
입력 : 2019-07-04 06:00:00 수정 : 2019-07-04 15:32:4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변호사 2만명 시대, 경쟁은 현실이 됐다. 변호사는 차별화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분야를 등록해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전문분야에 포함돼 있지는 않으나 천우석 변호사(인석법률사무소)에게 '스포츠'는 그만의 전문분야다. 빼어난 스포츠 지식을 자랑하는 그는 자신을 '스포츠 변호사'라 칭하며 그간 에이전트 자격증을 따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스포츠·법률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스포츠 관련해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또 스포츠를 새로운 도전 목표로 잡은 그를 지난달 24일 만나 그간의 도전기와 목표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사진/천우석 변호사
 
스스로 '스포츠 변호사'라고 칭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대학생 때 미국프로농구(NBA)를 좋아해 농구잡지 '루키'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변호사가 돼서도 계속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사실 변호사가 된 직후에 원하는 분야에서 바로 일하기가 어렵다. 변호사 경력을 조금 더 쌓고 난 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A) 공인 에이전트 시험도 본 거다. 내가 가진 스포츠 지식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데 변호사로서 나의 정체성을 어필하고 싶어서 '스포츠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스포츠와 법률이야기 천우석의 스로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스포츠 외에 '사랑과 전쟁 제4장', '학원 입시와 법률 이야기'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후에고'라는 축구 쪽 사업을 하는 분들과 협업하고 있었다. 후에고에서 매체랑 매거진도 만들면서 처음에 칼럼을 써달라고 해 외부 기고 형식으로 일을 돕다가 후에고에서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진행하는데 같이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다. 아무래도 변호사다 보니까 법률 지식을 뺄 수 없으니 스포츠와 법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하면 좋을 거 같다고 제안이 왔는데 나는 억지로 둘을 접목하게 될까 봐 스포츠는 순수하게 스포츠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주는 스포츠만 하고 한주는 다른 분야를 하면서 아예 분리했다. 원래는 더 많이 진행했어야 했는데 총 50회 정도로 끝냈다. 반응이 좋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디오 프로그램을 나까지 총 두 명이 진행했는데 패널을 한명 더 구했으면 방송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패널을 한명 더 구해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전에 기고한 칼럼에서 변호사는 스포츠 산업에서 요구되는 법률 전문성을 갖췄다고 했는데. 다만 현재 국내 시장 크기는 작은 편이다.
 
지금도 스포츠용품을 납품하거나 운동장 대여·대관 업무를 하는 분들, 야구·축구 등 유소년 해외 유학 에이전시 등에서 자문이 많이 온다. 이분들은 계약 단계뿐만 아니라 구두로 협상할 때도 변호사를 찾는데 이때부터 법무 비용이 많이 나가게 된다. 그 일을 변호사가 직접 하면 법무 비용이 나갈 일이 없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가 스포츠 시장에 뛰어드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스포츠산업 종사자 중에서 선수 출신들도 전문성이 있으니 이들과 변호사가 동업하면 좋을 거 같다. 다만 야구나 축구를 제외하고는 국내 시장은 작은 편이다. 내가 보기에 중계권을 팔고 하는 게 아니라 모기업 지원을 받는 기형적 구조 탓에 구단에서 직접 수익을 못 내는 이유가 가장 크다. 구단이 올해 돈을 많이 벌면 선수에게 연봉을 더 준다던가 이런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받는 풀 안에서만 돈을 써야 하니 시장 자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천우석(가운데) 변호사가 후에고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천우석 변호사
 
지난 2017년 12월과 지난해 7월 뽑힌 프로야구 공인 에이전트 중 절반가량이 변호사였는데 변호사들의 에이전트 도전을 어떻게 봐야 하나. 1년간 프로야구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진입 장벽은 없었나.
 
시험 과목 중에 계약법이 있는데 변호사에게는 익숙한 내용이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변호사들로서 과목 중 하나가 익숙하다 보니 유리할 수 있다. 시험 보는 데 있어서 한 과목을 준비하느냐 또 준비하지 않느냐가 매우 크다. 다만 활동하고 나서 진입장벽은 굉장히 높다는 걸 느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공인 에이전트 제도를 운영하는데 에이전트에 대한 지원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전에 선수들에게 명함이라도 줄 수 있게 요일을 정해 선수 라커룸이라도 출입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해주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구단에서 안 된다고 한다'고 회신이 왔다.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선수 영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를 없애고 중개인 제도를 도입했는데 야구도 그렇게 될 거 같다. 에이전트 자격증을 딴 변호사 가운데 돈을 보고 이 시장에 들어왔다기보다는 나처럼 스포츠를 좋아해 들어온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분들을 선수와 연결만 해줘도 둘 다 좋을 텐데 말이다. 또 에이전트 규정 중 2년간 한명이라도 선수 계약을 못 하면 에이전트 자격을 박탈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의 에이전트로 일했나.
 
에이전트 자격증을 딴 뒤 주위 소개를 받아 1군 붙박이는 아니었으나 1·2군 경계에 있거나 2군에서 군 복무 준비하는 선수들 에이전트로 활동했다. 이런 선수들은 사실 연봉 협상이라는 개념이 없는 게 통보식으로 연봉을 책정한다. 나도 항목만 체크해주는 정도로 일을 도왔다. 최근에는 에이전트 자격증은 없으나 시장에서 활동하려고 하는 야구선수 출신으로부터 협업하자는 연락을 받기도 했으나 중간 단계에서 법정 수수율 등 문제 탓에 무산됐다. 유명한 선수는 모르겠지만, 법정 수수료가 있는데 이를 반으로 나누는 게 크게 의미가 없다. 대부분 이 선수가 나중에 대성할 것을 기대하고 거의 무료로 선수를 도와주는 형태가 많다. 
 
변호사 2만명 시대, 기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법조인이 많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나.
 
변호사 업계가 상당히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나는 개업했지만, 고용 변호사 시장을 보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 알 수 있다. 고용변호사로 돈을 잘 벌 수 있는 시대는 끝난 거 같다. 다만 자격증이 있으니 명예퇴직 등에서 자유롭다는 것뿐이지 사내 변호사 할 게 아니면 개업 시장으로 많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개업 시장으로 나왔을 때 인맥을 만들거나 자신을 브랜딩하는 게 필요하다. 나는 스포츠로 브랜딩하지만 스포츠 자체가 시장이 없다. 하지만 스포츠업계 종사자들이 일반 소송 관련해 문의를 많이 한다. 가령 스포츠업계 사람의 이혼 소송과 같은 일을 하는 경우다. 이외에 부동산·학원·교육 분야 등 몇 개 카테고리를 정해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려고 한다. 그래야 이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 꿈이나 계획이 있다면.
 
2015년 시작해 1~2년 차 때는 실수는 하지만 재밌다는 느낌이 많았다. 변호사가 좋은 게 사건을 다양하게 맡으니까 계속 똑같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3년 차 때 일을 많이 하다 보니 되게 벅차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한 번은 보름 정도 쉬면서 해외여행을 간 적도 있었다. 그때 건강을 생각해 일만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재밌는 일을 하면서 수익도 나게끔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졌다. 재밌는 일은 사실 하기 나름인데 살면서 돈이라는 부분을 무시 못 하지 않나. 재밌는 거만 하면 수익이 안 나니까 이를 수익화하는 과정에 지금 있다고 생각한다. 수익화되는 모델이 갖춰지면 목표를 달성한 거다. 스포츠 관련해 제일 좋아하는 농구는 취미로만 남기고 후에고에서 e스포츠 쪽을 개척하고 있는데 나도 그 분야에서 좀 더 발을 넓히고 개척하고 싶다. 특히 철권·스트리트파이터·슈퍼마리오 등 비디오게임 시장도 충분히 글로벌하니까 앞으로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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