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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라이프)VR쓰고 콘서트 보고 야구 게임하고…나혼자 논다
KT 슈퍼 VR…HMD 무게 있지만 견딜 만한 수준
2019-07-11 06:00:00 2019-07-11 0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육아 퇴근 후 고요해진 토요일 밤, TV를 틀려고 리모컨을 만지작 거리다 가상현실(VR)기기를 택했다. 최근 출시된 KT의 슈퍼 VR이다. VR기기를 쓰고 리모컨의 동그란 홈버튼을 길게 누르면 VR기기와 리모컨이 연결된다. 홈버튼을 길게 눌러 화면을 시야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1차적 준비는 끝났다. 리모컨을 손에 쥐고 와이파이 연결을 끝내자 인터넷(IP)TV와 같은 콘텐츠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KT의 슈퍼 VR을 착용 후 체험해봤다. 사진/뉴스토마토
 
TV 채널을 재핑(zapping)하듯 VR기기 리모컨으로 볼만한 콘텐츠를 찾았다. 리모컨 휠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선택을 하면 된다. 와이드맥스 상영관을 클릭한 후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영상을 선택했다. 2015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스모크 미러즈(Smoke+Mirrors) 라이브 영상이었다. 앨범 첫 번째 트랙인 'Shots'와 두 번째 트랙인 'Gold'가 연이어 눈앞에서 공연으로 펼쳐졌다. 귀를 넘어 눈으로도 감성이 자극됐다. 사실 콘서트 현장에 가면 한눈에 무대를 살피기 어렵다. 현장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공연을 세세히 보기는 힘들다. 인파 속에 가수의 움직임을 쫓기 바쁘다. R, S등급 좌석에 앉더라도 운이 나쁘면 무대가 기둥에 가릴 수 있다. 그러면 콘서트장을 비추는 대형 스크린을 보며 현장감을 느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밤은 달랐다. 눈앞에서 이매진 드래곤스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었다. 공연 도중 언제 물을 마시는지, 피아노 어느 건반을 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머리에 무게가 느껴졌지만, 소파에 두다리를 쭉 뻗고 공연을 즐길 수 있어 불편함이 상쇄됐다.
 
화질도 스마트폰 화면만큼은 아니지만, 선명했다. KT 슈퍼 VR은 피코(PICO)의 G2 4K 단말이다. 전작인 기가라이브TV 단말이 3K로, 화소가 616ppi였다면 4K는 화소 수가 818ppi로 좀 더 선명해졌다. 
 
베이스볼 킹스 VR 게임이 슈퍼 VR내에서 실행되고 있다. 사진/KT
 
VR 기기를 쓰고 동적인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슈퍼 VR 콘텐츠 가운데 앱노리의 베이스볼 킹스 VR을 실행했다. 혼자하기, 월드대전, 친구대전 중 혼자하기를 클릭하자 몸 앞에 야구배트가 주어진다. 주변을 둘러보니 눈앞은 경기장이요, 내 주위로 응원석이 나타났다. '비거리 1000m, 홈런1'이 오늘의 미션이다. 야구배트를 쥐자 투수가 공을 던진다. 몸을 힘껏 돌리며 공을 날렸다. 순간 내 앞에 페트병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날아간 공과 함께 바닥에는 쓰러진 페트병에서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기기 착용 후 반경 0.8m에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세요'라는 안내 멘트를 잊어버린 것이다. 
 
30~40분간 체험을 위해, 토요일 밤을 즐기기 위해 VR기기를 착용했다. KT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어지럼증이 전혀 없다"고 자신했는데, 즐기는 동안 크게 어지럼증 없이 사용했다. 기기 무게도 286g으로 이질감이 아예 없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다.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는 기기 무게 300g에 스마트폰 무게가 더해진다. VR기기 하나 있으면 혼자서도 충분히 잘 놀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영화보다 음악듣다 몸이 찌뿌둥하면 게임도 하는 식으로 말이다. 특히 시간 제약으로 문화생활을 다양하게 즐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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