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법 정착 위해서는 독소조항 개정해야”
자동차관리법 47조 임의규정으로 처벌규정 없어
"차량 하자 발생 대부분 1년 이후 발생, 1년 이내 조항도 바꿔야"
입력 : 2019-08-29 17:11:21 수정 : 2019-08-29 17:11:2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된 자동차 교환·환불 제도(한국형 레몬법)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일부 독소조항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레몬법'은 지난해 BMW 화재사태 등을 계기로 소비자 권익 보호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도입됐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레몬법 이대로 괜찮은가-자동차 교환·환불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실태 및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레몬법은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주행거리 2만km 이내)에 중대 하자 2회 또는 일반 하자 3회가 발생할 경우 중재를 통해 교환 또는 환불하는 제도다.  
 
이 교수는 “자동차관리법 47조를 보면 환불 요건에 우선 ‘하자 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 보장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된 서면계약에 따라 판매된 자동차’라고 규정됐다”면서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제조사가 규정을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 규정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가 레몬법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또, “레몬법 요건 중 하나는 ‘자동차 소유주에게 인도된 후 1년 이내, 주행거리 2만㎞ 미만’으로 돼 있다”면서 “차량의 하자 발생은 1년 이상 3년 미만에서 대부분 나타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BMW 화재사태를 레몬법에 적용한다면 화재 차량의 대다수가 1년 이상이기 때문에 (레몬법을) 피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소비자가 레몬법에 의거, 교환 또는 환불을 받으려면 중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중재위원과 관련한 명확한 정보공개 규정이 없다”면서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중재판정을 위해서는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동차의 하자, 중재신청, 중재판정 과정 등에서 ‘현저하게’, ‘의미있는 금액 이상 가치가 감소’ 등과 같이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문구, 용어가 많다”면서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구체적이고 명확한 용어로 변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레몬법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이후 토론시간에서 최영석 선문대 교수는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한국형 레몬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국은 차량 가격이 딜러마다 다르고, 소송 및 형사 처벌과도 연관될 수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환불해주는 경우도 많다”면서 “소송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면 국내에서는 리콜이 아니라 무상수리로 대응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디젤게이트 당시 국내 형사재판 중 폭스바겐의 한국법인 대표는 독일로 출국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준호 법무법인 평우 대표변호사도 “레몬법 규정을 보면 ‘자동차가 하자차량 소유자에게 인도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발견된 하자는 인도된 때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한다’는 부분이 있다”면서 “신차를 받은 후 6개월이라는 기간은 지나치게 짧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6개월 내에 하자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를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에게 입증책임을 가중하는 것은 레몬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으며, 현행 레몬법이 소비자가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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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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