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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조국 정국, 금방 끝나기 어렵다
2019-09-02 06:00:00 2019-09-02 06:00:00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직무긍정률은 44%고 부정률은 49%였다. 지난주에 비해 1%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좋지 않은 흐름이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아주 좋지 않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이 여론조사에는 눈에 띄는 항목 두 개가 포함되어 있다. 첫째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한 인물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27%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57%는 '적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에 대해서는 53%가 '잘한 일', 28%가 '잘못한 일'로 평가했다.
 
조국 후보자가 끌어내리고 지소미아 종료가 끌어올리는 힘이 만난 지점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조 후보자를 떠받치는 힘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일부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최근 온라인 검색어 운동 등 조 후보자에 대해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흐름도 나타난다. 조 후보자 본인도 30일에는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이 자리를 빌어서 부족하고 미흡한 저를 격려하기 위해 꽃을 보내주신 무명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믿어주시고 음양으로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강도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확산이 가능할지 여부는 점치기 어렵다.
 
여전히 페이스북에 자기 관련 게시물들을 올리는 조 후보자나 그 지지층들 역시 결집에 힘을 쏟고 있지 확산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같은 경우에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집회에 대해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물 반 고기 반"아라면서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또한 "조국만큼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었던 그런 소위 명문대학 출신의 많은 기자분이 분기탱천해서 지금"이라고도 말했다. 현재 조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을 한국당과 조 후보자에 대해 열등감을 지닌 기자들이 주도한다고 풀이한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지지자들에겐 수용되겠지만 동시에 조 후보자 반대층도 자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청문회가 열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청문회의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첫째 조 후보자가 모든 의혹을 명쾌히 해명하고 반대자들까지 설득하는 것. 둘째 한국당 청문위원들이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 플러스 알파의 핵심 증거를 들고 와서 조 후보자를 넉다운 시키는 것. 셋째 기존 해명의 반복과 여야의 지리한 상호난타전.
 
첫 번째나 두 번째 경우라면 이 국면은 종결되겠지만 과거 사례나 지금 흐름으로 볼 땐 세 번째에 가까운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국면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 흐름에 검찰이라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장관 후보자 주변에 대해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치 일정에 대한 개입이라는 점에서 비판 받을 소지가 크다. 요직에 포진한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다.
 
당청이 당혹을 넘어 분개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하지만 바로 현 여권이 윤석열 총장을 극찬하며 그 자리에 임명했다는 점이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청와대·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었다.
 
요컨대, 좋지 않은 현재의 흐름이 금방 종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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