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구제 자금,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
2010-05-11 13:18:47 2010-05-11 13:18:4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유럽 정치인들과 중앙은행장들은 이번에 중요한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 

 
시장은 공격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한가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로를 구제할 생각이 있느냐?'입니다.
 
유로존 국가들이 1조달러의 유로 구제 자금에 합의하자 시장은 이를 유로화 구제의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YES' 신호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로부터 진정한 안도의 한숨이 나온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정부의 국채 매입을 약속한 이후였습니다. 이는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특히 ECB의 국채 매입 약속은 지난 수개월간 타격을 입은, 그리고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절정의 패닉 상태를 겪었던 대형 유럽 은행들에 해독제 역할을 했습니다.
 
시장은 이제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주요 경제국들이 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계산해보기 시작했니다.
 
대형 유럽 은행들은 유로존 정부 채권의 25~30%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길 경우 장부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공포는 또 다른 공포를 낳기 마련이어서 문제 발생시 결국 은행들은 서로간에 돈을 빌려주길 꺼리게 됩니다. 일이 이렇게 전개되면 리먼 사태의 경우와 같은 유동성 위기가 다시 한번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ECB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 그리고 미 연준(Fed)과 일본중앙은행(BOJ) 등의 달러 스왑 체결 소식은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제거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시장은 이제 장기 상환 능력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유로존의 약한 성장세가 계속해서 유로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스 채무는 GDP의 110%에서 150%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유로 구제 계획에 있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그리스 문제 종료라기 보다는 최소한 위기 전염 가능성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거대국들이 재정관리를 위한 시간을 좀더 벌 수 있게 된 셈인데요.
 
간밤 글로벌 시장과 투자자들은 이들 주요국가의 GDP 대비 채무가 최소한 지금 수준, 즉 그리스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안도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일단 급한 불만 끈 셈입니다. 앞으로도 시장은 각국의 재정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주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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