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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신속하게 끝내야 할 때
2019-12-19 06:17:20 2019-12-19 16:05:18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메가 조선사로 탄생하려는 현대중공업의 앞날에 난항이 예상된다. 심사 대상국들이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해 까다롭게 심사하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병은 한국을 포함해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야 마무리된다. 6개국 중 카자흐스탄만이 승인 결정을 내렸고 나머지 한국, 일본, 중국, EU, 싱가포르 등은 심사를 진행 중이다. 그나마 신속하게 결론을 낼 것이라고 전망됐던 국내 공정위 심사도 길어지고 잇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연내 심사 마무리를 목표했으나 심사 대상국들이 쉽게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대한 1차 심사에서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다. 2차 심층심사까지 끌고 간다는 계획이다. 2차 심사 결과는 내년 5월에나 나온다. 

이들은 양사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분과 집행위원은 "예비심사 결과 양사의 합병 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가격을 높이거나 선택권을 줄이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유럽은 국내 조선업계의 최대 회원사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사실상 신조 선가 상승을 우려하는 것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올해 발주 시장은 얼어붙었고 조선업계는 일감 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선주들은 자연스레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조선사들이 일감 확보를 위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주들은 낮은 가격에도 효율성이 좋은 선박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양사의 합병으로 경쟁이 줄어들면 협상력은 떨어지고 선가는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EU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도 이같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양사 간 사업이 중복돼 조선사 간 경쟁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합병 과정이 장기화될수록 양사의 불확실성은 확대된다. 선박을 발주하는 고객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조선사들의 불확실성이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빅딜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고 메가 조선사 탄생을 알려할 때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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