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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린 부산·고양 '풍선효과'…외지인 아파트 거래 급증
해운대구는 4배나 늘어나…“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
2019-12-26 14:38:31 2019-12-26 14:38:3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부산과 경기 고양시에 부동산 규제가 풀리자 즉각 외지인이 몰려들었다. 지난달 서울과 그 외 지방 등 외지인이 부산과 고양에서 구매한 아파트 숫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규제에 집중하고 부산·고양 등 일부 지역에서 규제를 해제하면서 투자수요가 이동한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외부 자금이 몰려들며 이들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한동안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일대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가 다시 규제를 도입할 수 있다.
 
26일 한국감정원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의 외지인 아파트 매매거래는 168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44건에서 약 3.8배 늘어난 수준이다. 외지인 매매거래 상승폭으로는 부산의 16개구 중 해운대구가 가장 높았다.
 
동래구 역시 외지인의 매매거래가 크게 뛰었다. 지난 9월 40건에서 10월 27건으로 줄었다가, 지난달 94건으로 10월 대비 약 3.5배 상승했다. 수영구도 지난달 92건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배 올랐다. 같은 기간 부산시 전체에서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68% 늘었는데 이들 3개구는 이를 크게 웃돈 것이다.
 
고양시는 부산보다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이 일대도 경기도 외 다른 지방과 서울에서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달 외지인 아파트 매매가 567건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56.2% 증가했다. 고양시 내에서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일산서구로, 10월과 비교해 90.8% 뛰었다. 이외 덕양구와 일산동구도 전월 대비 34.81%, 32.55%씩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가 늘어난 건 규제 해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6일 고양시 일부 지역과 부산 ‘해수동(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이 같은 조치에 이들 지역에서는 2주택 이상 소유자도 LTV규제가 10%포인트 완화되고 양도세 중과도 적용 받지 않는 등 규제 강도가 약해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외부 투자가 늘어난 데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파트의 매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직전주 대비 각각 0.47%포인트, 0.2%포인트, 0.21%포인트 상승했다. 규제 해제 전인 지난달 4일만해도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매매가격지수는 직전주에서 변동이 없었고 동래구는 0.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1일 이후부터는 세 구 모두 지속 상승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와 일산동구, 일산서구도 지난달 11일부터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이 커졌다.
 
국토부가 규제 해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재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 지역에 외부 자본 유입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부산은 전보다 가격이 떨어져서 한동안 외부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고양에 관해선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 선행 지역인 서울 등 인기 지역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어 한동안 외부 수요가 관망세를 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한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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