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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티몬 올해는 '수익성'에…이커머스 판도변화 전망
점유율 방점 쿠팡이 변수…"주도권 확보 시점에 투자 경쟁 지속"
2020-01-01 06:00:00 2020-01-01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가격할인 등 출혈경쟁을 지속해온 이커머스 업계가 대규모 납입자본, 출연금 대출 상환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올해는 수익성 전략으로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위메프와 티몬이 수익성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쿠팡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처럼 수익성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위메프 본사. 사진/위메프
 
1일 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위해 잇따라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부족한 재원을 확보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9월 넥슨코리아로부터 투자받은 3500억원 중 2500억원을 지급받았고, 12월에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에 따라 위메프는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2793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했던 자본잠식이 해소됐고, 투자 여력이 생겼다. 티몬 역시 지난해 10월 말 대주주인 몬스터홀딩스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실탄을 마련했다.
 
위메프와 티몬은 이 같은 재원을 바탕으로 올해 수익성을 강화하되, 업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중점 사업에 투자를 이어간다.
 
위메프는 오픈마켓 위주의 특가 상품을 무기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위메프는 오픈마켓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신규 파트너사 지원에 이어, 대규모 우수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위메프는 파트너사 지원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시행하며 지난해 11월에만 4000개 이상의 신규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파트너사의 재고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상생 정책도 강화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위메프는 1000명의 MD(상품기획자)를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긴밀히 호흡하는 우수 MD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티몬의 타임커머스 '100초어택' 홍보 배너 이미지. 사진/티몬
 
이에 맞서 티몬도 오픈마켓을 강화하는데 투자를 지속한다. 특히 티몬은 '타임커머스'에 집중해 올해 상반기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파트너사에 짧은 시간 내 특가 상품을 제시해 판매율을 높이는 타임커머스로 수익성이 향상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몬 측은 지난해 4분기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80% 이상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티몬은 올해도 타임커머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파트너사 지원과 MD 조직 확충에 투자 재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타임커머스를 중심으로 사업에 집중해 실패의 확률을 줄이고 성공전략에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반면 쿠팡은 위메프, 쿠팡과 달리 여전히 수익성보다 외형 성장에 중심을 둘 방침이다. 쿠팡은 전통 유통업체에 맞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계속 확대하겠다는 기조다. 이에 따라 쿠팡은 비용 구조가 높은 90% 이상의 직매입 판매 구조를 유지해 '로켓배송' 등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전국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쿠팡은 추가 사업인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서비스 개선 및 배달 커버리지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쿠팡이 투자가 지속되면서 쌓이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은 올해 또 다른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전년에 이어 지난해 1조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누적적자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쿠팡이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이행하기 위해선 자금 수혈의 한 방편으로 유상증자나 나스닥 상장을 고려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쿠팡은 최근 글로벌 재무 전문가인 알베르토 포나로 CFO(최고재무관리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쿠팡 미국 본사로 영입하면서 나스닥 상장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처럼 이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 전환에 무게를 옮기면서도, 주도권 확보가 중요한 시점에선 막대한 투자 공세를 벌일 것으로 관측했다. 채희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과 같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마무리된 시장에서는 지배적인 사업자가 수익성을 추구하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승자를 가리기 위한 점유율 경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다만 업체들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류비를 단축하거나 택배, 음식배달 등의 사업에 진출해 규모의경제 측면에서  수익성을 갖추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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