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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동대문 의류시장, 코로나 ‘직격탄’…상품 확보도 못해
판매의류 80% 중국산…상품입고 지연에 타격 불가피
2020-02-09 06:00:00 2020-02-09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류시장도 타격을 입고 있다. 서울 대표 의류시장 중 하나인 동대문패션타운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었으며, 중국에서의 의류 공급이 막히면서 도소매상인들은 봄 시즌 상품도 입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시장은 원·부자재와 판매의류의 대부분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직은 1월에 주문한 제품들과 재고상품으로 버티고 있지만 중국 원단과 부자재의 공급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어 상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주 서울 두타몰 1층 입구에서 열감지카메라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박준형 기자

동대문쇼핑센터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에는 옷을 구매하는 손님이 하루 10명씩은 있었지만 지금은 하루 종일 옷 한 벌 판매하기도 힘들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소비심리위축도 문제지만 당장 올해 봄 시즌 판매가 더 문제라 했다. A씨는 “2월이면 매대에 봄 상품을 진열해야하는데 새 상품은 들여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언제 공급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동대문패션타운 내 대다수 상인들은 중국 기업에 디자인을 의뢰하고 제작해 직접 제품을 받아오는 OEM형식으로 상품을 조달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의 의류 제조업체는 물론 의류시장, 원단시장 등이 영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박중현 동대문패션타운 상인회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 현지 물류와 공장이 마비되다 보니 미리 주문한 제품을 받아오지도 새로운 상품을 주문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재고상품과 1월에 주문해 입고된 상품만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원단 및 부자재시장의 경우 당초 2월1일부터 개점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개점이 2월8일로 연기된 상황이다. 박중현 회장은 “광저우 시장 개점이 2월8일로 연기됐는데 최근 또 연기된다는 말이 있어 사실상 언제 시장을 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에 위치한 원단, 부자재 시장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 지금은 중국에 가도 물건을 받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주 찾은 서울 동평화패션타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박준형 기자

동대문 동평화패션타운에서 의류 도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거래처 대부분이 온라인 쇼핑몰이라 가격에 민감한데, 국내산과 중국산의 가격차이가 두 배 이상난다”며 “동대문에서 판매하는 의류의 70~80%를 중국에서 떼오는 상황이라 사태가 3월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봄 장사는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봉제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경덕 대구경북봉제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 당장은 원단이 남아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심할 것”이라며 “가격차이도 있지만 애초에 국내에는 원단을 제조하는 업체들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주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 5층 남성복 매장 모습.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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