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시장, 브랜드숍 大戰
2010-05-31 11:30:06 2010-05-31 11:30:06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화장품시장에 브랜드숍 열풍이 거세다.
 
저가브랜드들이 개척한 브랜드숍 시장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의 진출과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 등 신규 브랜드의 약진, 코리아나와 한불화장품 등 중견화장품 업체들의 매장 확대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화장품과 나드리 역시 연내 브랜드샵 진출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브랜드숍 시장규모는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5450억원의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화장품 전체시장규모 7조4000억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신규 브랜드들의 꾸준한 시장 진출과 기존 업체들의 외형 확대로 브랜드숍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더페이스샵, ‘자연주의’ 앞세워 국내 시장 1위 질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숍 시장의 절대 강자는 지난 2005년 이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더페이스샵이다.
 
더페이스샵은 출범 2년 만인 지난 2005년 국내 화장품 업계 3위, 브랜드숍 업계 1위에 오른 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엔 화장품 업계 2위 LG생활건강에 인수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더페이스샵은 현재 국내 720여개 매장과 해외 18개국에 2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2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내 매장 80여개 오픈과 매출 2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더페이스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올 초 있었던 LG생건의 인수 효과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더페이스샵은 아직 LG생건 인수에 따른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성장에 그쳐 LG생건 인수 효과를 기대한 시장의 전망을 밑돌았다.
 
더페이스샵은 이에 대해 “1분기 실적은 LG생건 인수 후 과도기 상황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2분기부터 국내 매장 확대와 적극적인 해외 진출 등 LG생건 인수 효과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2위 경쟁 치열..스킨푸드 ‘푸드 코스메틱’으로 강자 군림
 
브랜드숍의 2위 경쟁은 두 업체로 압축된다. 미샤와 스킨푸드가 그 주인공.
 
그 중 스킨푸드는 지난해 매출 1150억을 올려 더페이스샵과 미샤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스킨푸드는 국내 4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보다 가맹점의 영업실적이 우수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410개 매장 모두를 가맹점으로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 모두 매장위치와 유동인구 등 철저한 상권 분석을 바탕으로 단위 매장당 효율성이 우수한 경우에만 매장 오픈을 허용했다.
 
스킨푸드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푸드'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컨셉트다.
 
스킨푸드는 ‘몸에 좋은 푸드는 피부에도 좋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이라는 컨셉트로 ‘푸드 코스메틱’이라는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스킨푸드는 '푸드 코스메틱'을 앞세워 해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05년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브루나이, 중국, 일본 등 11개국에 18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하고 신규 진출 국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스킨푸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후발 업체들 ‘눈부신 약진’
 
화장품시장에서 브랜드숍 경쟁이 뜨거운 건 후발 업체들의 눈부신 약진 때문이다.
 
후발 업체들은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무기로 브랜드숍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엔 디자인이 강점인 '토니모리'와 초자연주의를 표방한 '네이처리퍼블릭'이 있다.
 
지난 2006년 11월 시장에 진출한 토니모리는 재미(Fun)를 강조한 특별한 용기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니모리의 용기제품 중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과일시리즈로 토마토 모양의 ‘토마톡스 브라이트닝 마스크’는 12초에 1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토니모리는 올해 지속적인 히트상품 개발과 국내외 가맹점 확대로 브랜드숍 시장 선두권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토니모리의 국내 매장수는 160개로 연말까지 매장수를 총 25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사업 역시 현재 진출해 있는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태국, 베트남 등에서 매장수 확대와 브래드 인지도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토니모리는 올해, 지난해 기록한 매출 400억을 2배 이상 웃도는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든 네이처 리퍼블릭은 기존의 자연주의 화장품 컨셉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초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고 있다.
 
네이처 리퍼블릭이 업계의 주목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3월 취임한 정운호 대표이사 때문이다.
 
정 대표는 현재 브랜드숍 업계 1위인 더페이스샵의 창업주로 20년 가까이 다양한 화장품 유통채널을 거치며 '화장품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정 대표는 후발주자로 참여한 브랜드숍 시장에서 더페이스샵을 2년 만에 연 매출 1500억원, 브랜드숍 시장 1위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네이처 리퍼블릭의 경쟁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네이처 리퍼블릭의 매장은 국내 99개, 해외 4개국 9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2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연말까지 국내 매장을 현재의 2배인 200개, 해외 매장은 6개국 30개 수준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 역시 지난해 2배를 웃도는 500억원으로 잡았다.
 
◇ 전통의 명가들, 브랜드숍 시장에서 명예회복 노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에 밀리고 더페이스샵과 스킨푸드 등 중저가업체에 치이며 점차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중견 화장품 기업들도 브랜드숍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한국화장품과 나드리가 연내 브랜드숍 진출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고 한불화장품은 기존의 브랜드숍 '잇츠스킨'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더샘인터내셔날'이란 자회사를 통해 브랜드숍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더페이스샵 인력을 영입해 브랜드숍 진출을 타진해온 만큼 이르면 올 3분기 명동에 1호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잇츠스킨'을 선보인 한불화장품은 인기가수 2PM을 모델로 내세우며 대대적인홍보에 나섰다. 최근 명동에 3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현재 50개인 매장을 올 연말까지 80개로 늘릴 계획이다.
 
90년대 중반까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과 함께 화장품업계 3강에 꼽혔던 코리아나 역시 브랜드숍 '이브로쉐'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코리아나는 자사의 제품 판매 대신 프랑스의 대표 화장품 기업 ‘이브로쉐’ 제품 직판에 힘쓰고 있다.
 
코리아나는 고개 선호도가 높은 '이브로쉐'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 실속 있는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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