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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회생시도' 오늘 분수령
우리은행, 이사회 열고 자본출자안 다룰 예정…"투자인 만큼 결정 쉽지 않아"
2020-06-15 06:00:00 2020-06-15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영업재개' 여부가 15일 판가름 난다.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케이뱅크에 대한 자본출자, 대주주 전환 승인 등에 관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자본잠식 우려에 1년 넘게 대출영업을 중단해 온 만큼, 케이뱅크는 우리은행의 결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59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했다. 주급납입일은 오는 6월18일이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안이 정해지면서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우리은행(지분율 13.79%)은 1500억원 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는 예정됐으나 구체적인 안건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만큼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까닭은 여전히 케이뱅크의 성장전략에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을 이유로 들지만, 이전부터 주주들은 혁신적인 영업전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유상증자안이 의결될 때부터 일부 주주들은 증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띈 것으로 파악된다. 유상증자에 '추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케이뱅크는 주주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웠다는 입장이다. 최근엔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배포해 모회사인 KT그룹과의 시너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일부 주주는 유상증자 관련 의사결정을 쉬이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금융감독원에 재출한 BC카드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지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KT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 투입이 어렵게 되자 BC카드는 최근 KT 대신 케이뱅크의 대주주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BC카드는 지난 4월17일 케이뱅크 지분 10% 전량을 363억원에 인수하고 금감원에 '주식 한도 초과 보유'를 신청했는데, 금감원은 주주들의 자금불입 등 의사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말 인터넷전문은행법이 통과하면서 업권에선 BC카드 대주주 심사 통과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와 관련 일정은 따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기 200억원 수준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자본잠식률은 65.43%으로 지난해 말 59.54% 대비 5.89%포인트 늘었다. 오는 7월 기존 '듀얼K 입출금통장'의 혜택을 개선한 새 입출금통장을 선보일 예정이나, 여전히 '직장인K 신용대출' 외 4개 대출상품의 '일시중단'을 안내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이달 6000억원 상당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총자본금이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영업 재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영업정상화가 되면 비대면 아파트 대출을 비롯해 스케줄에 따라 순차적으로 신규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6000억 규모의 케이뱅크 유상증자 여부가 15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설치된 케이뱅크 광고판.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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