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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한 달…소상공인들 “약발 떨어질라” 노심초사
소상공인 매출, 5월 회복세서 6월 첫 주 다시 감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한 달도 안 돼 41.8% 소진…전문가들 "추가 지원책 필요"
2020-06-16 14:28:16 2020-06-16 14:28:16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지 한 달이 넘었다. 그동안 발 길이 끊겼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다시 활기를 띠면서 매출에서도 일부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면서 현장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정상 궤도에 진입한 매출 곡선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모처럼 회복세에 접어든 소상공인 체감경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에서 만난 족발집 사장 A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를 물은 기자의 질문에 “5월에는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장사가 코로나 사태 초반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면서도 “요즘에는 다시 손님이 조금씩 줄고 있는데 날씨 때문인지 긴급재난지원금을 다 써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했던 지난달 중순부터는 소상공인 매출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 비율은 5월11일 54.6%에서 5월25일 45.3%, 6월1일 38.7%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소상공인 매출 회복세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전국 60여만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 4주째인 6월 첫 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수준을 100으로 볼 때 98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국 소상공인 매장의 카드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여의도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B씨는 “5월에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크게 없었다”면서 “그때는 아직 초반이라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올까 싶었는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이번달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하소연 했다.
 
더 큰 문제는 긴급재난지원금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보면 지난달 31일까지 카드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9조5647억원 중 5조6763억원이 이미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긴급재난지원금 13조5908억원 중 41.8%가 지급을 시작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쓰인 셈이다.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지급한 부분까지 따진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적절한 추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해 보인다”며 “긴급재난지원금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의 고용 창출 등 근본적인 경기 부양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가능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고용 안정과 일자리 공급 등을 위한 3차 추경이 이달 안으로 확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5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이 퇴근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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