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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시책 과열에 소비자피해 우려
금감원 권고치의 2배 지급도…불완전판매 등 부작용 불보듯
2020-07-07 15:46:19 2020-07-07 18:31:22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시책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pixabay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생명보험사들 사이에서 과도한 시책 경쟁이 일어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시책 상향은 코로나19로 떨어진 매출을 만회하려는 보험사들의 고육지책이지만, 불완전판매 등 부작용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7월 보장성보험의 GA 시책을 강화했다. 상반기 시책은 평균 150%대였지만 이번달에는 200% 이상의 시책을 내놨다. 시책은 보험사가 영업 활성화를 위해 GA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판매 보너스를 의미한다. 일종의 인센티브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금융감독원이 적정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는 250% 시책비를 초과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적정 시책비 250%는 보험사 시책비가 과열 경쟁하면 전속 설계사의 GA로의 이직을 야기해 소비자의 불완전판매비율이 높아진다고 판단해 만들어졌다. 
 
외국계 보험사들의 시책 확대 정책이 두드러졌다. 처브라이프생명은 종신보험, 정기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료 인정 비율을 450%로 설정했다. 라이나생명은 치아보험에 현금 350%, 치매보험과 표적암보험에 300%, 종신보험과 그 외 보장성보험에는 200%의 현금 시책을 걸었다.
 
국내 생보사의 경우 상반기 대비 약 50% 높아진 200%대 시책비를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월초 성장보험료의 200% 시책을 걸었다. 한화생명은 암보험, 건강보험, GI보험, 어른이보험 등 설계사 본인 계약을 포함해 월초 200% 시상을 프로모션으로 걸었다. 농협생명은 건강보험, 암보험, 치매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200%의 시책을 설정했다.  
 
생보사들의 이같은 GA 시책 규모 확대는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의 어려움을 겪었던 상반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반기를 시작하는 첫 달 GA 채널의 영업 독려 차원이는 설명이다. 특히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지만, 개정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판매 시책을 걸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높아지는 시책은 부실계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시책이 높아질 경우 설계사들은 무리한 판매 경쟁으로 불완전판매를 양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 예로 현장에서는 무해지 종신보험 판매 중지를 이유로 종신보험 절판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무해지 종신보험의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무해지 종신보험을 가입하라는 식이다. 금감원을 중심으로 업계 무해지 종신보험의 TF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이 없어 절판마케팅의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시책비 증가는 보험사의 사업비 증가 요인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본적으로는 시책비 자체도 결국 소비자가 낸 보험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보험료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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