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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귀족·강성'이미지 벗을까…'품질 강조에 유튜브 소통까지'
올해 5월 '유니콘TV' 개설…업계 위기·미래차 변화흐름 등 반영
2020-07-20 06:15:00 2020-07-20 06:15: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귀족 노조, 강성 이미지로 대표되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것은 물론 ‘고객이 없으면 고용도 없다’며 품질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업계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가 전기차 등 미래차로 변화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월 말 공식 유튜브 방송인 ‘유니콘TV’를 개설하고 영상을 주 2회 업로드하고 있다. 방송 제목을 보면 △국내 최대 노조 현대차 노조 실체를 밝힌다 △노조위원장, 와이파이에 답하다 △현대차 5000대 판매거장, 영업비밀 최초공개 △현대차 노조에도 아나운서가 있다? 등이다. 
 
기존 노조 이미지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특히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와이파이로 4행시를 지어달라’는 진행자의 돌발 질문에 “와이파이가 이로운가? 파이다(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답변했다.
 
현대차 노조 공식 유튜브 유니콘TV에서 이상수 노조지부장이 와이파이 4행시를 하는 모습. 출처/유니콘TV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라고 하면 무조건 파업에 돌입하거나 투쟁을 일삼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게 현실”이라면서 “대중들에게 노조가 하고 있는 일들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유튜브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지만 가감없이 소통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조는 ‘품질은 생존이다’라며 품질 향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 경영진과 노조는 지난달 24일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고객만족을 위한 완벽품질 목표 달성 노력 △‘고객이 곧 기업생존과 고용안정’이라는 공감대 속에 다양한 품질개선 활동 전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경제 파급효과를 공동 인식하고 시장 수요와 연동한 완벽한 품질의 차량을 최대 생산 △코로나19 위기극복 노력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며 내수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24일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사진/현대차
 
노사는 지난 1월20일부터 업무 시간에 와이파이를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노보를 통해 “최근 고객들이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자동차 구매 및 불량에 대한 정보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아주 작은 단순 불량에도 출고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들이 많아졌다”며 “고객이 없으면 물량도, 고용도 없다는 사실에서 품질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분기 노사협의회를 통해 향후 5년간 2000억원의 품질 투자비용을 사측으로부터 확약받았다”면서 “회사는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작업자는 단순불량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현대차에 대한 고객신뢰를 반드시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어난 상습 조기 퇴근 근로자 해고 사안에서도 노조는 해당 조합원을 두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공장에 근무했던 한 근로자는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을 했고 이에 대한 소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현대차로부터 해고 조치를 받았다. 
 
현대차 노조가 기존 강성 이미지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1공장 코나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조합 활동이 아니라 개인 관리 문제로 인해 해고됐기 때문에 노조에서도 크게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입사와 동시에 취업규칙에 동의를 한데다가 개인 과오에 대한 부분이기에 노조가 개입할 명분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노조는 당초 6일 진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일정을 연기하면서 노사 간 교섭은 내달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커졌고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는 등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들을 감안해 무리한 기본급 인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안정과 품질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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