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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고위간부 인사, 윤 총장 지휘 수사 잘못됐다는 대통령 뜻"
"인사권 객체인 검찰이 할 수 있는 것 무엇인지 깊이 토론해 봐야"
2020-08-10 15:28:13 2020-08-10 15:28:1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오는 11일자로 단행되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현직 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도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란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는 1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지난 주말 인사권자가 이번 인사를 통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검찰권의 행사 주체이면서 인사권의 객체인 검사들은 이런 메시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이번 인사가 검찰 구성원들의 내면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생각해 봤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일단 윤석열 총장님이 주도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하다"라며 "잘못된 지점이 방식인지 아니면 결론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두 가지를 모두 지적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으로 앞으로 검찰은 경찰이 주도하는 수사 활동을 사후적으로 통제·정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과거 검찰이 담당했던 일 중 상당 부분, 특히 직접 수사 업무를 더 이상 검찰이 할 일로 생각하지 말라, 소위 '거악의 척결'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으로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메시지는 검찰 구성원들이 그간 본질적 가치로 배우고, 내면화해 온 가치와 상당 부분 상충된다"며 "인사권자가 이처럼 직설화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내면의 가치를 바꾸라고 요구할 때 검찰 구성원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라고 자문했다.
 
이에 대해 "우리가 이런 주제에 대해 거의 생각해 보지 못했다"며 "우리가 검사직의 본질, 사법 영역을 지키기 위해 검찰권의 주체이자 인사권의 객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깊이 토론해 봐야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검사는 "인사는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메시지 중의 하나에 불과한데, 과하게 그 의미나 크기를 평가하는 것은 아닌가"라면서 이번 인사에 대한 확대 해석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견해도 내놨다.
 
법무부는 11일자로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단행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번 신규 보임 대상은 고등검사장급 2명, 검사장급 2명 등 8명, 전보 대상은 18명이다.
 
사법연수원 24기인 조남관 검찰국장은 대검 차장검사로, 장영수 서울서부지검장은 대구고검장으로 보임되면서 고검장급으로 승진했다. 
 
연수원 27기인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이철희 순천지청장과 연수원 28기인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고경순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김지용 수원지검 1차장검사는 검사장급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 현안 사건 처리와 수사권 개혁에 따른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하도록 이성윤 지검장과 이정수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유임시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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