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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금호타이어, 급한불 껐지만…여전히 첩첩산중
월급 미지급 사태 모면…"비정규직 대량해고 우려"
2020-08-26 06:01:13 2020-08-26 06:01:1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법인계좌가 압류됐던 금호타이어(073240)가 월급 미지급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 적자 규모가 커지는데다가 도급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은 금호타이어가 이달 21일 제기한 ‘채권압류에 대한 강제집행취소’ 신청을 전날 최종 승인했다. 앞서 광주지방법원이 지난달 30일 비정규직 지회의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금호타이어 법인계좌는 압류됐다. 광주지법은 올해 1월 비정규직 지회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원고들이 금호타이어와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다고 판결했다. 대상자는 414명, 금액은 약 204억원이다. 
 
법인계좌가 압류되면서 금호타이어는 7월 말 지급 예정이었던 하계휴가비, 수당, 납품업체 대금 등을 지불하지 못했고 8월 월급 미지급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달 19일 5차 본교섭에서 사측은 정규직 노조에 오는 27일 급여일까지 법인계좌 압류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융통해서라도 급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강제집행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8월 월급은 정상 지급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가 급한 불은 껐지만 도급업체 선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도급업체 6개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계약해지 의사를 통보했다. 금호타이어는 신규 업체 선정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응모한 업체가 없어 기존 업체들과 협상에 나섰다. 6개 업체 중 3개사는 9월20일까지 도급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업체들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월급 미지급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도급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가 신규 도급업체를 구하지 못한다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비정규직 지회 관계자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신규 도급업체가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면서 “도급 기간이 끝나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해고되면 금호타이어의 공장 가동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달 초 성명서에서 “금호타이어는 2018년 경영악화로 법정관리 직전 상황까지 갔지만 노사 간 상생협력으로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면서 “도급계약 해지 및 노사 갈등 사태가 장기화되면 코로나19 위기와 더해져 일자리는 사라지고 지역경제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다”고 호소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도 올해 악화되고 있다. 2018년에는 9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수익구조 개선, 비용 절감을 지속한 결과 57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1분기 184억원, 2분기 354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현 추세라면 3·4분기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타이어 업계 업황이 악화되면서 도급업체들의 일감도 감소했다”면서 “항공 업종 및 쌍용차(003620) 사안으로 인해 정부가 타이어 업계에 지원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자칫 타이어 업계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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