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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 대기업' 늘었다
공시대상 사익편취규제회사 전년비 9곳 감소
사각지대 회사, 51개 집단 소속 388개사
효성·호반건설 등 사각지대 가장 많이 보유
4%에 못미치는 총수일가 지분율 지배력↑
"공익법인·해외계열사 등 우회출자 늘어"
2020-08-31 13:19:41 2020-08-31 14:21:32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총수일가 지분율 20~30%미만 상장사 등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벗어난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대기업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동차, KCC 등 23개 사각지대 상장사의 평균 내부지분율이 40%에 육박했다.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효성, 호반건설, GS, 태영, 하림 등이었다. 또 오너일가는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했고, 공익법인·해외계열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 출자 사례도 늘었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 주식소유현황 분석·공개’에 따르면 총수있는 55개 집단 소속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는 지난해보다 9곳 감소한 210개였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회사(비상장회사 20%이상)에 대해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한다.
 
규제대상회사가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다우키움으로 10곳 줄어든 2개사였다.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두산으로 2곳 증가한 3개사였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 주식소유현황 분석?공개’에 따르면 사익편취규제를 벗어난 일명 사각지대 회사는 51개 집단 소속 388개사였다. 표/공정거래위원회
 
LG는 LG·이스트애로우파트너스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에서 제외되는 등 더 이상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를 보유하지 않게 됐다. 장금상선(4개), IMM인베스트먼트(3개), KG(2개), 삼양(2개) 등은 신규지정됐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의 평균 오너일가 지분율은 56.6%로 전년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사익편취규제를 벗어난 일명 사각지대 회사는 51개 집단 소속 388개사였다.
 
이는 전년 376개사보다 12곳 늘어난 규모다.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 회사는 '오너일가 보유지분이 20∼30%미만인 상장사',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50%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상장 사각지대 회사가 50%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를 통칭한다.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효성이 32개로 가장 많았다. 호반건설 19개, GS·태영·넷마블 각 18개, 신세계·하림은 각 17개 등이었다.
 
아울러 '오너일가 지분율이 20~30% 미만 상장사'인 사각지대 상장회사는 23개 그룹 소속 30개사로 평균 내부지분율이 36.8%였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29~30% 미만 구간의 상장사'는 현대차(현대글로비스), LG(LG), KCC(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태영(태영건설) 등 5곳으로 평균 내부지분율이 37.2%에 달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상장 사각지대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 보유한 자회사는 총 358개사였다.
 
더욱이 지난 20년간 10대 기업 오너 지분율이 하락했으나 계열회사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2020년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을 보면, 오너 지분율 추세는 1.3%에서 1%로 하락했다. 하지만 계열회사 지분율은 43%에서 54.2%로 상승했다.
 
올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64개 중 오너 그룹 55개의 내부지분율은 전년보다 1%포인트 줄어든 57.6%였다.
 
오너일가 지분율은 3.6%(오너 1.7%, 친족 1.9%)에 그쳤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한국타이어(47.3%), 중흥건설(35.1%), KCC(34.8%), DB(29.5%), 부영(23.1%) 등이었다.
 
가장 낮은 지분은 IMM인베스트먼트(0.2%), 삼성(0.3%), SK·현대중공업(각 0.5%), 금호아시아나(0.6%), 하림(0.8%) 등이다.
 
오너 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중흥건설(24.2%), 부영(21.6%), 아모레퍼시픽(19.0%), DB(18.8%), 셀트리온(17.0%) 순이다. 오너 지분율이 낮은 그룹은 대림(0.004%), SK(0.03%), 태영(0.04%), IMM인베스트먼트(0.1%), 삼성(0.3%) 순이다.
 
오너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한국타이어(39.4%), 효성(15.0%), DB(10.3%), 동원(9.7%), 중흥건설(9.2%) 순이었다.
 
기타친족의 지분율이 높은 그룹은 KCC(30.7%), GS(8.9%), 동국제?(8.7%), OCI(7.4%), 삼양(6.8%) 순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현대차, 태광, SM, KG 등 4개 집단이 전년보다 7곳 늘어난 21개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했다. SM(1개), 중흥건설(1개), 태광(1개), 장금상선(1개), KG(2개) 등 5개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는 6개 상호출자를 보유했다. 
 
이 중 SM, 장금상선, KG는 지정 이전부터 상호출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중흥건설, 태광의 경우는 지정 이후 상호출자가 발생했다.
 
금융보험사가 출자한 비금융계열사는 전년보다 12개 증가한 53개였다.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사 수는 전년보다 4곳 늘어난 128개였다. 해외계열사가 출자한 국내 계열사 수는 51개로 4개 증가했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며 “공익법인이나 해외계열사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로 넘어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공익법인, 해외계열사 공시의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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