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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언행주의' 무색한 민주당 막말…"자중하자"
안중근·카톡휴가·쿠데타 등 발언 역풍…야권서 "민주당 대국민사과해야"
2020-09-17 16:52:12 2020-09-17 16:52:1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듭된 '언행주의' 방침에도 당내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을 엄호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내뱉어 야당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댄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에 대해 당직 사퇴와 당의 대국민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17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여권의 옹호 발언이 정도를 넘었다며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추 장관 아들에 빗댄 박 원내대변인에 비난을 쏟아냈다.
 
김병민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슬그머니 내용을 삭제한 수정 논평을 내고 어정쩡한 사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당직 사퇴와 민주당의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부산시장 출마를 시사한 박형준 전 의원은 "윤미향 의원을 유관순 열사에 빗댈 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6일에 윤건영 의원은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 된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으며, 홍영표 의원은 같은날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휴가 절차와 관련해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전화나 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몇 차례 의원들의 '언행주의'를 요구했음에도 여권 내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지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의원들 누구나 개인보다 당, 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며 모든 행동에 임해달라"며 신중한 언행을 요구했고 10일에는 "우리가 지난 몇 달 동안 경험한 것처럼 정치가 잘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조금 삐끗하면 그것이 큰 뉴스가 되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주의를 준 바 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이 여권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야권의 호재가 되자 여권 안팎에서 "자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창일 전 민주당 의원은 안중근 의사 비유와 관련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한민국 군대 갔다 온 사람은 전부 안 의사라는 얘기"라며 "오해라기보다는 오버, 즉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의원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 사과하고 수정을 했다"며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하면 김종인 위원장도 개천절 집회를 3·1 운동에 비교했다. 과도한 것은 서로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언택트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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