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가짜뉴스 규제도 '표현의자유' 우선해야
입력 : 2019-10-04 06:00:00 수정 : 2019-10-04 06:00:00
한동인 정치부 기자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은 유튜브 등의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야당에선 '이젠 정권을 비판하는 유튜브까지 규제하려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놨다.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를 대하는 2019년 정치권의 논쟁은 약 10년 전 '미네르바 사건'과 닮아있다. 미네르바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국내외 경제동향 분석·예측 글을 올리던 이용자로 외환 위기와 관련해 정부가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이라는 긴급공문을 전송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그를 구속기소했지만 법원은 2009년 글의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고 공익을 해칠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미네르바는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하는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효과를 발생시켜 다양한 의견·견해·사상의 표출을 어렵게 해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고 밝혔다. 
 
헌재의 위헌 결정을 놓고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은 허위 사실 유포로 심각한 폐해가 발생했다며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 헌재의 판결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10년 전 미네르바 사건에서의 정치권 반응이 2019년 정치권에선 정반대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 '가짜뉴스'의 규제를 이야기하며 예를 드는 것 중 하나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이다. 물론 '5·18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명확한 사실 왜곡에 대해선 단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정치권의 가짜뉴스 논쟁은 각 정파의 이해득실에 더 큰 방점이 찍혀있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 저마다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규정하는 바가 다른 상황에서 자칫 정부마다 선악의 논리에 따라 규제대상이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때문에 여야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짜뉴스와 관련된 절충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해득실이 아닌 '지혜'를 모을 때다.  
 
한동인 정치부 기자(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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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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