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52.8세·연금 82만원…'빈곤의 덫' 빠진 고령층
통계청, 5월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발표
부족한 연금에 고령층 재취업 희망자 69%↑
정년퇴직 무색 '조기은퇴'…"73세까지 일하고파"
2024-07-30 17:39:50 2024-07-30 19:06:21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을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우리나라 고령층(55~79세)의 빈곤율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층 대부분은 계속 일을 하고 싶어도 정년퇴직 전인 50세 전후로 조기 퇴직하는데요. 연금을 받는 고령층도 매년 늘어나면서 올해는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평균 연금 수령액은 82만원이지만, 수급자 절반은 한 달에 50만원을 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고령층의 빈곤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고령층 인구는 1598만3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연금을 받는 55~79세는 1년 사이 5.1% 늘어나 817만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처음 통계를 집계한 2008년에 262만4000명에서 매년 늘어나 16년 만에 800만명 대를 돌파했습니다. 
 
 
'부족한 연금' 취업시장으로 내몰리는 고령층
 
전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공적연금 수령자 비율은 51.2%(817만7000명)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2만원으로 1년 사이 9.6% 증가했고, 성별로는 남자 106만원, 여자 57만원으로 각각 8.4%, 12.8% 증가했습니다. 
 
다만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25만~50만원 미만인 경우가 41.2%로 가장 높았고, 50만~100만원 미만(32.4%), 150만원 이상(13.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50만~100만원 미만이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로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이처럼 연금 수령액이 적은 탓에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 원하는 비중은 69.4%(1109만3000명)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49만1000명)가 증가했습니다. 근로 희망 사유는 생활비에 보탬(55.0%), 일하는 즐거운(35.8%) 순으로 높았는데요. 
 
성별로 보면 남자가 77.6%로 여자(61.8%)보다 장래 일하기를 더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뿐 아니라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근로 희망 연령은 평균 73.3세로 전년 동월 대비 0.3세 증가했고, 모든 연령층에서 근로 희망 연령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령층의 비곤이 증가하면서 기대하는 월평균 임금수준도 250만원 이상 구간이 전년 동월 대비 3.6%포인트 상승해 32.7%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는 200만~250만원 미만(19.4%) 150만~200만원 미만(16.8%), 100만~150만원 미만 (16.2%)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고령층의 평균 연금 수령액이 82만원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 50만원대를 받고 있는 고령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빨라진 은퇴…"법적 정년과 괴리 크다"
 
고령층의 근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년퇴직 전에 일자리를 그만두는 조기퇴직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55~64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4세로 전년 동월과 동일했는데요. 실제 정년퇴직이 무색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부진, 조업 중단, 휴·폐업(29.1%)이 가장 높았는데요. 이중 남자는 정년퇴직(14.7%) 및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17.1%) 등에서 여자보다 높았고, 여자는 가족돌봄(28.2%) 등이 남자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하는 고령층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0.6%(943만6000명)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31만6000명) 상승했습니다. 고용률은 59.0%로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반면 고령층 실업자는 2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6000명 증가해 실업률은 2.5%로 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빨라진 퇴직에 고령층이 빈곤에 빠지면서 재취업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 김유빈 한국고용노동연구원 박사는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은 60세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괴리가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노후 안전망의 1차 성격을 가진 연금 수령까지 공백이 이어지면서 고령층 빈곤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기업에서 조기퇴직을 겪게 되는 사람들이 빠르게 전직 훈련을 받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대체로 단순노무에 빠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고령층의 노동성이 저해되는데 이를 막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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