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위험신호 뜬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브랜디 등 자본잠식…유동성 '빨간불'
2024-08-22 16:13:42 2024-08-22 17:37:39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에 위험신호가 뜨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부실한 재무구조로 인해 소비자 불안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들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를 대상으로 입점사 대금 지급 긴급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점검 대상에는 패션 플랫폼들도 포함됐는데요. 업체의 유동자산 현황과 지연 정산, 미정산 잔액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부 패션 플랫폼의 재무상태가 취약한 관계로 유동자산 현황은 필수 점검 대상에 올랐는데요.
 
(사진=카카오스타일)
 
에이블리는 2015년 설립 이후 약 7년간 연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누적 결손금만 2042억원에 달하는데요. 부채총계는 1672억원으로 1129억원인 자산 총계보다 많아 약 500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져 있는 것입니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결손금 116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당기순손실은 184억원에 이릅니다. 패션플랫폼 브랜디와 남성 패션을 다루는 하이버를 운영하는 유넥스는 지난해 5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결손금이 기존 1460억원에서 1920억원대로 증가했습니다.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와 리셀 플랫폼 크림을 운영하는 네이버 크림에서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이 502억원이지만, 자본 총계가 2021년말 35억원에서 2023년 263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네이버 크림도 지난해 자산총계인 2771억원 보다 5351억원의 부채총계가 더 많은 상태인데요.
 
가뜩이나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에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업체들의 초기 자본금이 소진되고 누적 결손금이 더해질 경우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인데요.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온라인 패션플랫폼들은 판매대금 정산 과정이나 방식에 문제가 없다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이블리 측은 매달 10일과 25일 두 번 정산하는 매달 1∼15일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은 당월 25일에, 16일부터 말일까지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은 익월 10일에 정산되는 구조로 구매 확정 후 10∼25일 안에 정산이 이뤄진다고 밝혔고, 카카오스타일은 하루 단위로 정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패션플랫폼이 종합쇼핑몰보다는 탄탄한 고객층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적자가 심화될 경우 티메프 사태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이들 업체에도 투자를 거둘 리스크도 있다"면서 "패션 플랫폼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과 판매자 관리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관리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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