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상장 이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적자가 누적된 바이오 기업들이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이오 기업 중 상장폐지 된 사례가 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7일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파멥신(208340)을 상장 폐지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파멥신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연 매출이 30억원을 미달했고,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한데다 공시 벌점 15점을 넘겨 불성실공시법인으로도 지정됐습니다. 파멥신은 올해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 기업 중 셀리버리에 이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코스닥 규정상 연 매출 30억원 미달 또는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 초과된 상태가 최근 3년 중 2년 이상 반복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일정 기간 유예가 적용돼 매출 요건은 5년, 법차손 요건은 3년간 유예되지만, 유예기간이 도과된 기업들 중 상당수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죠.
특례상장 1호 상폐 '후폭풍'
셀리버리는 감사 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에 따른 감사 의견 거절로 지난 2월 상장폐지가 결정됐습니다. 셀리버리는 한때 시가총액이 3조원까지 치솟았던 국내 성장성 특례상장 1호 바이오 기업이었던 만큼 상장폐지 후폭풍이 거셉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288330)스도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3월 브릿지바이오는 최근 3년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이 2회 이상 50%를 초과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내년 3월 말까지 법차손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신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릿지바이오는 기대를 모았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 폐 섬유증 치료제 BBT-877이 글로벌 2상 임상 시험에서 실패하면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주를 발행해 외부 자금을 유입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늘려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일바이오(052670)는 2023년 10월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회사 측이 제기한 상장폐지결정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정리매매 등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 중입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중소 바이오텍의 자금난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중소 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데 신약 임상 비용이 늘어날수록 재무구조에 부담이 있고 상장폐지 위험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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