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은 티몬…위메프는 '첩첩산중'
티몬은 11개월 만에 주인 찾았지만…위메프는 오리무중
BBQ 검토 중이지만…"가능성 높지 않아"
큰 부채 규모, 높은 청산가치…업황도 침체
2025-06-26 16:14:01 2025-06-26 18:45:18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한 지 약 11개월 만에 티몬이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면서, 남은 위메프의 인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티몬의 경우 향후 정상화에 걸림돌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알짜 이커머스 기업인 오아시스마켓의 품에 안김에 따라 최소 반등의 계기는 마련된 상태인데요.
 
하지만 위메프의 경우 접촉 기업은 있지만 아직 검토 단계일 뿐 구체적인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대내외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인수가 쉽지 않으리라는 부정적 관측마저 나옵니다.
 
BBQ 접촉 중이지만…진전 없는 위메프
 
26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현재까지 인수와 관련해 이렇다 할 진척은 없는 상황입니다. 티메프는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회생절차를 밟은 이래 복수의 인수 희망자와 조건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는데요. 이후 오아시스는 티몬만 인수하는 조건으로 가격 조건을 찾은 후 이달 최종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매각주간사인 EY한영은 위메프의 별도 매각을 계속 추진해 왔는데요. 매각은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설정하고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이에 위메프는 현재까지 다방면으로 인수 후보자를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지난 4월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는 플랫폼 운영을 통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위메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는데요.
 
이는 BBQ가 외식 문화를 주도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된 시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BBQ는 최종 인수가 확정되면 플랫폼 활용 방안과 가격 조건 등을 검토할 방침이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절차적 조건에 따라 LOI를 제출했고 위메프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토가 끝나진 않았지만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최종적으로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당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낮은 변제율도 문제…난관 산적
 
향후 BBQ의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 위메프의 새 주인 찾기도 난항을 겪을 전망입니다. 물론 티메프 사태 직전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추산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의 경우 432만명에 달하며 국내 6~7위권을 형성했을 정도로, 위메프는 아직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메프 인수에 있어 간과하기 어려운 걸림돌들이 존재하는 것 역시 사실인데요. EY한영에 따르면 위메프의 총 자산은 486억원, 부채총계는 4462억원인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부채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아울러 위메프의 계속기업가치는 마이너스(-) 2234억원, 청산가치는 134억원으로 파악됐는데요. 이는 티몬의 계속기업가치인 -928억원의 2배를 훌쩍 웃도는 수치입니다.
 
위메프의 경우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티몬 대비 변제율이 더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7월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한 피해자는 소비자가 47만명, 판매자가 5만6000여명에 달하는데요. 특히 최근 오아시스의 인수 사례는 변제와 관련된 부정적 전례로 남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오아시스는 티몬을 116억원을 투입해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채권 변제에는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에 지급할 수수료(2억6000만원) 등을 빼고 회생채권(88억7000여만원), 조세 등 채권(10억여원), 회생담보권(1억7000여만원) 등 모두 100억7000만원만 투입합니다.
 
티몬의 채권 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이 같은 회생채권(대여금채권·상거래채권·구상채권) 변제율은 0.7562%에 불과합니다. 100여억원을 제외한 1조2000억원에 가까운 대다수 채권은 전액 출자전환 후 무상 소각된다는 의미입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회사가 살아나도 턱없이 낮은 변제율로 인해 티몬의 회생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물론 위메프를 인수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채무 변제의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확대될수록, 인수 기업은 이 같은 분위기를 감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된다"고 말했습니다.
 
저성장 국면과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 업황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는 점도 위메프 인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같으면 팔릴 만한 매물들도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인수에 나서는 입장의 기업들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면 시도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회생 절차를 밟게 되는 유통 기업들은 부동산과 고객 데이터 말고는 남는 것이 없다"며 "(위메프와 같이) 정작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건물이 폐쇄돼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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