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동조합이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교섭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노사는 5년째 '동일노동-동일임금' 쟁점을 두고 임단협이 지연되면서 반복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노조는 지난 23일 열린 제10차 임단협에서 교섭이 결렬되자 교섭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2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5개월간 협상을 이어왔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 적용 △임금 인상률 5.9% △모회사와 초과이익성과급(OPI) 동일 기준 적용 △임금피크제 개선 △신입사원 채용 등을 요구하며 결렬 시 파업까지 예고한 상황입니다.
특히 노조는
삼성화재(000810) 자동차보험 부문의 대인 보상 조직과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초 삼성화재애니카손사는 1998년까지 삼성화재 내부의 대물 보상 조직이었으나, 같은 해 독립법인으로 분사됐습니다. 삼성화재는 분사 이후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인사·처우 기준을 삼성화재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간이 지나며 임금 인상률 격차 등 임금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2023년부터는 대인 보상 조직과 OPI 격차가 벌어지며 갈등이 깊어졌습니다. 삼성화재 직원은 연봉 50% 수준의 OPI를 지급받는 반면, 삼성화재애니카손사 직원은 그 절반 수준만 받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는 동일한 수준의 OPI를 지급하다 돌연 격차가 벌어진 것인데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임금 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 처우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입니다.
사측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대내외 경제 위기에 따른 리스크를 언급하며 수용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회사인 삼성화재는 독립법인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해당 안건에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조가 교섭을 중단하고 파업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노조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으로 부분파업과 총파업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도 교섭이 장기화되다 가까스로 타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타결 당시에도 핵심 쟁점이었던 OPI 지급 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추가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사 노조위원장은 "삼성화재는 자회사에 OPI를 반토막 수준만 지급하며 동일노동-동일임금은커녕 동일한 임금 처우 약속 불이행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삼성의 윤리적 준법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삼성화재 이문화 사장은 대표이사 뒤에 숨지 말고 교섭에 응해야 한다"며 "사측이 해답을 내놓지 않으면 중노위에 파업권을 받으러 넘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화재애니카손사노조는 현재 삼성화재노조와 삼성생명노조, 삼성생명서비스노조,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 등과 함께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에 소속돼 있습니다. 삼성그룹노조연대는 삼성화재애니카손사의 이번 임단협 투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중노위에 조정을 넣고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최 위원장이 모회사와 동일처우를 주장하는 모습. (사진=삼성화재애니카손사 노조 제공)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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