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재명정부의 첫 민생회복 프로젝트인 소비쿠폰의 2차 지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수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중순 지급됐던 1차 소비쿠폰과 관련해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는데요.
자칫 단발성 이벤트로 마무리될 수 있는 이번 정책은 2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다시 시행되며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정책이 소비가 활성화하는 시점인 다가오는 추석과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내수 진작 분위기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부터 전 국민의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됩니다. 지급액은 1인당 10만원씩입니다.
일단 정부는 지난 7월 전 국민에 1차 소비쿠폰을 지급했던 것과는 달리, 소득 하위 90%를 선별하기 위해 고액자산가 가구로 판단되는 경우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이에 가구원의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거나 귀속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고액자산가 가구 이외에 올해 6월 부과된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 가구별 합산액이 선정 기준 이하일 때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데요. 이 기준에 따르면 1인 가구일 경우 직장가입자 기준 연 소득 7500만원 수준까지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2차 소비쿠폰 지급이 다가오면서 내수 회복 분위기가 이어질지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1차 소비쿠폰 지급 당시 용처가 생각보다 제한적이고, 최근 수년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상당한 탓에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는데요.
그럼에도 지난해 연말 터진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됐던 터라, 13조원 규모에 달했던 1차 소비쿠폰 정책 시행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4.5(2020=100)로 전월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6.1%)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입니다.
아울러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는데요. 이는 2018년 1월(111.6)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습니다. 이는 소비쿠폰 효과에 다른 소비심리가 전방위로 자극을 받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는데요.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만 해도 편의점 산업의 성장기가 정체됐다는 평가 속에 매출 감소가 눈에 띄었는데, 하반기 소비쿠폰 제도 시행과 함께 생필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확실히 증가했다"며 "제품 소비도 소비지만 무엇보다 이번 제도가 고객들을 다시 모을 수 있다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2차 쿠폰 지급 시기에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탄핵 정국으로 국내 경기가 워낙 침체됐던 상황인 만큼, 소비쿠폰 정책은 분명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맞다"며 "2차 소비쿠폰 시행으로 추석까지 내수 진작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 교수는 "다만 이 소비쿠폰 정책을 여러 차례 시행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이번 정책을 소비심리의 군불을 때는 용도로 활용했다면, 활성화한 소비 심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시내 한 식당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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