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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명예훼손 혐의' 전두환 1심서 유죄…"헬기 사격 인정"(종합)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선고
2020-11-30 16:30:50 2020-11-30 16:30:5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씨에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30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실재했고, 전씨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 채 회고록을 집필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김정훈 부장판사는 "목격자 진술, 군 관련 문서를 종합해 분석하면 1980년 5월21일 500MD에 의한 위협 사격이 있었고, 조 신부가 이를 봤다고 인정된다"며 "전씨는 미필적으로나마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인식할 수 있다고 보이는데도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고록을 집필·출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령이기 때문에 노역 집행이 중지될 수 있는 점, 거액의 추징금도 내야 하는 점 등을 볼 때 벌금형은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며 "범행 동기와 엄중함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5·18에 대한 폄훼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본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전씨는 광주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4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오면서 "대국민 사과하라"고 외친 유튜버들을 향해 "말조심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법정에 도착했을 때, 선고 후 법정에서 나올 때는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나", "발포 명령을 부인하나" 등으로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달 5일 진행된 전씨의 결심 공판에서 "헬기 사격 임무가 존재한 만큼 조종사들을 모두 조사해 입증하지 않는 한 조비오 신부가 목격했다는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전씨는 회고록에서 조 신부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해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3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서술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2017년 4월27일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으며, 광주지검은 지난해 5월3일 전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두환씨가 30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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