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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발 타격에도 한국경제 22년만에 '1.0% 역성장'
반도체 회복 등 수출↑…정부 재정 성장률 견인
세계 경제 -4.0% 전망, 중국과도 하락격차 낮아
GNI 3만1000달러대 추정…이탈리아 추월 전망
2021-01-26 16:47:38 2021-01-26 16:47:38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 속에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0% 역성장’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크게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에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 회복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택배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 시스템의 구조와 K-방역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1.1%)를 0.1%포인트 상회한 -1.0%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은행(WB) 등 국내외 주요기관들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4.0%로 예상하는 등 유례 없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내다봤다.
 
마이너스 1%라는 성장률은 주요국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2019년 6.0%→2020년 2.3%)의 경우도 직전년과 비교해 3.7%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다른 주요국들도 이전과 비교해 5~7%포인트의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3%포인트(2.0%→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감염병 타격이 컸던 주요 국가들은 관광업 비중이 컸던 반면,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성장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여왔다. 3분기와 4분기 수출은 전분기대비 16.0%, 5.2%씩 증가했다. 
 
택배를 매개로 한 비대면의 온라인 쇼핑몰이 잘 구축된 점과 K-방역으로 코로나를 잘 관리했다는 점도 성장률 선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으로 정부소비가 5.0%를 기록했다. 민간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6.8%의 설비투자 증가를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소비 기여도는 0.8%로 코로나로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급격하게 안 좋은 상황에서 정부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의 수치가 집계되지 않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우리보다 정부 기여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0.1원으로 2019년(1165.7원) 대비 1.2%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서 1년 전 3만2115달러보다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1인당 GNI는 명목 GDP가 집계된 이후인 3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의 1인당 GNI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주요 선진국 7개국(G7) 중 이탈리아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1.1%)를 0.1%포인트 상회하는 -1.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경기 의왕 내륙 종합물류기지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am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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