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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이자부담 큰 개인 수신고 또 줄인다
금액별 수신금리 차등화…2억원 초과 예치시 1%p↓
2021-07-12 14:20:53 2021-07-12 14:55:1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연이어 파킹통장 상품의 수신금리를 차등화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예치할 경우 금리를 낮추는 식이다. 중금리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행보다. 수신 이자비용을 낮추고 대출 연체 관리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날부터 모바일 개인고객 전용 '사이다뱅크 파킹통장'의 이율 정책을 변경한다. 기존에는 예치 금액과 상관없이 기본금리 연 1.2%를 적용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계좌에 예치된 잔액에 따라 지급하는 이율 한도가 달라진다. 2억원 미만 잔액에는 기존과 같이 연 1.2%가 지급되지만, 2억원 초과분부터는 0.2% 이율만 제공된다. 파킹통장은 자유입출금식 상품으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공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4월에도 자유입출금 상품 'SBI사이다 보통예금'의 금리를 차등화했다. 이 상품 역시 기존에는 일괄적으로 1.2%의 기본금리를 제공했지만 정책 변경 이후 50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금리 한도를 0.2%로 내렸다. 
 
SBI저축은행의 이런 행보는 타업체와 정반대다. 최근 저축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잇따라 파킹통장이나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다. OK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이달 기존 상품을 개편한 'OK파킹대박통장'을 내놓으면서 최대 1.5%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기본금리 1.3%에 타행 오픈뱅킹에 OK저축은행 계좌를 등록 시 0.2%p 금리를 추가로 준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달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대비 연 0.2%p 높인 2.0%로 책정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역시 이달 1년 만기 '뱅뱅뱅 정기예금' 금리를 2.2%로 인상했다. 물론 SBI저축은행도 지난 6월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1.6%에서 1.8%로 0.2%p 인상했지만 타 업체와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SBI저축은행이 금리 차등화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급격히 수신잔액이 불어날 경우 이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1분기 기준 총수신은 10조2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부실 위험이 커져 대출을 크게 확대하기 어려운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업계에선 2금융을 중심으로 연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SBI저축은행 측은 유동성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금리 정책을 개편했다는 입장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큰돈이 들어왔다 나가면 관리 차원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수신 금리를 차등화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이 모바일 전용 '사이다뱅크 파킹통장' 상품에 2억원을 초과해 예치할 경우 예금 금리를 1% 낮춘다. 사진/SBI저축은행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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