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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색자’ 송창의 “실화 같고, 감독님도 아니라곤 말 안 해”
“힘 있게 얘기 쭉쭉 나가…영상화되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
기묘한 분위기 ‘DMZ’ 촬영 공간, 제작진 여러 후보 놓고 ‘고심’
2021-09-22 01:00:00 2021-09-22 01: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스크린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배우다. 그리고 쉽게 보기 힘든 배우였다. 하지만 이젠 스크린에서 보다 쉽게 모습을 드러내고 싶단 욕구가 강하단다. 육아 관찰 예능을 통해 좋은 남편’ ‘좋은 아빠의 표본이 된 배우 송창의의 바람이다. 그 동안 무대에 보다 더 집중하고 지내왔다. 무대가 더 자신을 뜨겁게 달궜다. 무대가 고향 같았다. 하지만 스크린이 주는 뜨거움도 배우로서의 본질을 크게 자극시킨다. 그래서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유독 드문드문 자리했던 영화에 대한 갈망도 컸는지 모른다. ‘수색자역시 그런 자신의 배우적 아이덴티티를 자극하기에 그만이었다. 너무도 간만에 시나리오 한 편에 온 신경을 몰입했었다. ‘강성구란 인물에 푹 빠져 얘기에 끌려 들어갔다. 이 정도의 흡인력을 자신만 경험해 보는 것은 너무도 아깝단 생각이 머리를 스쳤단다. 그는 주저 없이 수색자출연을 결정했다. 요즘 군대 얘기가 많은 이들에게 인기다. 하지만 수색자는 그 결 자체가 많이 다르다. 송창의는 그걸 확신하고 또 그게 관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 송창의. 사진/YK미디어플러스
 
송창의는 배우 생활 동안 여러 편의 시나리오 그리고 대본을 많이 읽어봤다. 하지만 수색자만큼 자신의 오감을 자극하고 흡인력 있게 읽는 사람을 끌어 들인 작품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 정도의 흡인력이라면 배우가 거절하는 게 오히려 예의가 아닐 정도라고 느꼈다고. 특히 군대가 무대였기에 자신의 군 생활까지 떠올리게 하며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너무 술술 넘어갔어요. 생각할 겨를 도 없이 얘기가 쭉쭉 나가더라고요. 이건 영상화가 되면 빠져들 수 밖에 없겠다 싶었죠. 특히 감독님을 만난 뒤 진정성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무조건 출연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읽다 보니 제 군생활도 기억나고(웃음). 제가 98군번이고 운전병이었는데. 그때는 부대 내 자살사고가 꽤 많았어요. 그때 군대 간부들과 나눈 대화도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 시절엔 부조리도 정말 많았죠.”
 
수색자‘DMZ’ 내부 주둔 부대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주요 얘기를 끌고 간다. 워낙 현실적인 설정과 스토리 구조를 띄고 있어서 영화 자체를 위해 창작된 것처럼 다가오지 않을 정도다. 어떤 부분에선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런 점은 송창의 역시 마찬가지로 느낀 지점이었단다. 워낙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얘기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배우 송창의. 사진/YK미디어플러스
 
저도 당연히 그걸 많이 느꼈어요. ‘이거 진짜 있었던 얘기인가싶을 정도였죠. 그래서 당연히 감독님에게 물어봤죠. 근데 되게 애매하게 말씀하셨어요(웃음) ‘실화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만 하셨어요. 더 이상의 설명은 안 해주셨어요. 뭐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로만 봐주시고요. 저희 영화는 픽션이 배경이고. 하지만 수색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얘기 속 인간 군상은 지금도 당연히 존재하지 않을까 싶어요.”
 
군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보니 충무로 최고의 밀리터리 레전드 작품 알포인트‘GP506’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특히 ‘GP506’과는 DMZ이 배경이란 점도 유사했다. 두 작품을 연출한 공수창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연출에서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실력파 감독이다. 송창의는 충무로 레전드로 꼽히는 두 작품과 수색자가 같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단 것에 너무도 고마워했다.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두 작품과 비교를 해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죠. 저도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들이고. 밀리터리 그리고 스릴러 미스터리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두 작품이잖아요. 하지만 수색자수색자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수색자를 보면서 한 번쯤은 실제 사건과 그 사건 속 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배우 송창의. 사진/YK미디어플러스
 
수색자는 실화를 의심케 할 정도의 사실적인 사건도 큰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은 영화 속 배경이다.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불가능한 ‘DMZ’를 구현해 냈다. 아마도 실제 ‘DMZ’에 들어가면 저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묘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왔다. 물론 실제 촬영은 ‘DMZ’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촬영됐다.
 
“DMZ은 한국전쟁 이후 일반인은 어느 누구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공간이잖아요. 심지어 군인들도 아주 극소수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고. 여기를 찍기 위해 제작진이 정말 로케이션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알아요. 굉장히 많은 후보군을 놓고 고민 하셨고 영화 속 촬영된 공간이 제주도의 한 숲이거든요. 감독님이 광고경력 20년이 넘으셔서 제주 숲의 분위기와 영화 속 분위기를 살릴 포인트를 진짜 잘 잡으신 것 같아요. 군대 영화인데 영상미가 너무 좋아요(웃음)”
 
스크린보단 주로 무대극에 집중해 온 탓에 그를 극장에서 보는 것에 낯선 느낌도 강했다. 최근에는 관찰 육아 예능에 출연하면서 더 대중적인 이미지를 끌어 올린 송창의다. 그는 수색자를 시작으로 보다 더 다양한 영화 출연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장르와 배역도 큰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해 볼 생각이라며 다가올 작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 큰 재미를 느끼고 싶다고 한다.
 
배우 송창의. 사진/YK미디어플러스
 
우선 동상이몽2’ 출연 이후 친근감을 많이 주변에서 표현해 주세요. 예전에는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동상이몽2’ 출연은 지금도 너무 잘한 것 같아요. 이런 이미지 변신을 이젠 작품에서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워낙 말랑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역만 해왔는데 차가운 악역이나 정말 최고의 악역 등도 가리지 않고 해보고 싶어요. ‘수색자를 통해서 송창의의 연기 스펙트럼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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