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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국내 첫 제약 공동 물류센터 '첫 발' 뗐다
26개사 주주로 의약품 전용 스마트 물류센터 세워
중소·중견사 기대 속 물류비 30% 절감 예상
2차센터와 의료기기 전용 물류센터도 추진
2023-03-09 15:29:21 2023-03-09 15:29:2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저는 지금 올려다 보면 층층이 쌓인 상자가 줄 지어 있고, 내려다 보면 사람이 개미만 해 보이는 창고에 들어왔습니다. 여기는 쿠팡도 이케아도 아닙니다.
 
대지 5200평에 총면적 1만2500평에 달하는 의약품 전용 스마트 물류센터가 경기도 평택시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지상 5층에 지하 1층으로 지어진 이곳은 제약 물류 전문 회사 피코이노베이션의 야심작입니다. 피코이노베이션이 평택 드림산업단지 안에 확보한 1만6000여평 부지에 세운 국내 첫 중소·중견 제약사 통합 물류센터입니다.
 
피코이노베이션은 9일 제약 공동 물류센터 준공식을 열고 온라인·직거래 유통 채널 구축의 발판을 깔았습니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제약 공동 물류센터. (사진=피코이노베이션)
 
이날 찾은 공동 물류센터의 특징은 여러 제약사의 물류 전 과정을 함께 처리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인다는 점입니다. 피코이노베이션은 각 사 창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류비용도 기존보다 30% 가량 절감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물류센터는 1월2일 시험 가동을 시작해 현재 동구바이오, 국제약품, 한국파마 등 3개사에 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음달 조아제약을 시작으로 진양제약, HLB 등 다른 주주들도 물류창고 이용을 시작합니다. 이 물류센터는 주주만 쓸 수 있습니다.
 
자동화 물류센터 보관 용량은 총 3만6600셀인데, 이 가운데 자동화 창고 규모만 2만4000셀에 달합니다. 하루 출고량은 1만 박스에 달합니다. 3층 피킹 시스템 등 첨단 자동화 설비와 지하 1층 냉장·냉동창고 등을 갖춰 중소·중견 제약사 제품 보관과 선별·포장, 배송 등 출고 업무를 합니다. 업계 최초 반품·회수 대행과 전국 당일·냉장 배송 등 '토털 물류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피코이노베이션은 직거래 유통 채널로 의약품 주문·반품 일원화 효과를 높여, 신규 제약사 지속 입점을 유도하려 합니다. 올해 9월까지 기존 온라인 유통몰인 피코약국몰·병원몰에 각각 주주사가 순차 입점해 온라인 거래 전환·확대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피코도매몰도 이때까지 주주사 입점과 도매 거래 전환·확대 한다는 방침입니다.
 
피코이노베이션 제약 공동 물류센터 1층. (사진=이범종 기자)
 
공동 물류센터 구축은 2020년 초 코로나19에 따른 의약품 공급 문제를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개별 중소·중견 제약사들로서는 부담스러운 토지 매입과 창고 건축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국제약협동조합 등 초기 출자자가 사업에 나섰습니다. 그해 7월 피코이노베이션이 세워지면서 사업이 본격화됐습니다. 주주는 동화제약을 포함한 26개 제약사와 한진 등 비제약사 7곳입니다. 땅 사고 1차 물류센터 짓는 데만 958억원 들었습니다.
 
조용준 피코이노베이션 대표는 "이케아가 이 땅을 사려 했지만 코로나19 창궐로 고민하고 있을 때 우리가 계약했다"며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약을 생산하면 완제품 창고에 들어갔다가 도매나 약국으로 갔지만, 우리가 생산하면 바로 이 창고로 와서 도매나 약국으로 가는 구조로 한 단계를 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형 제약사들은 각자 온라인 몰이 있는데, 매출 5000억원이 안 되면 적자가 난다"며 "우리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다가 공동 온라인 몰도 만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피코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남은 부지에 2차 물류센터를 세우고 1일 2배송과 새벽배송, 고객 맞춤 특화 배송 개발 등으로 경쟁력을 높일 방침입니다. 2026년까지 물류사업 참여사를 총 45개로 늘리고 2027년까지 의료기기 전용 물류센터도 세워, 국내 최초 '헬스케어 복합 물류단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조 대표는 "2년 동안 사업 모델을 만들어서 어느 정도 완성이 되고 건물이 생겨서 제약사들이 더 관심 갖고 들어오고, 점점 효율이 만들어지고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지금은 다행히 제약사들이 이 사업 모델을 이해하게 돼 참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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