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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1조4274억원'
SK에코, 4천억원으로 최다…신세계건설 등 '흥행 참패'
디폴트 현실화 낮지만 불확실성 내재…부동산PF 연착륙 '관건'
2023-06-07 06:00:00 2023-06-0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의 회사채 1조4300억원 규모가 올해 만기도래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에 관심이 모입니다. 최근 들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회사채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업종에도 온기가 전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종 회사채(사모 포함)는 총 173건으로 발행금액은 2조112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8곳의 만기도래 회사채 잔액은 1조4274억원으로 절반을 상회합니다.
 
만기도래 채권이 가장 많은 곳은 SK에코플랜트입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이달 23일 1000억원을 비롯해 내달 SK에코플랜트168-1(1000억원)과 사모채인 SK건설163(500억원) 등 올해 말까지 총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어 현대건설이 9월(2000억원)과 11월(500억원) 2차례에 걸쳐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며,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하반기 예정돼 있습니다. 이밖에 GS건설은 당장 오는 11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끝나며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1400억원, 1110억원,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합니다.
 
국내 주요 건설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디폴트 현실화 등 급격한 유동성 경색을 맞을 가능성은 낮지만, 미분양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롤오버(만기 연장)와 같은 차환이나 현금 상환 등 조달 전략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 있습니다. 
 
국내 주요 건설사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현황 (표=뉴스토마토)
 
실제 최근 채권시장을 보면 국고채 금리(3.436%·3년물, 2일 기준)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단기물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수요를 자극하고 있지만, 건설업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앞서 부동산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30억원 주문에 그쳤고 신세계건설, KCC건설, HL D&I와 한신공영도 미매각을 면치 못했습니다.
 
물론 환경·에너지 사업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로 진행된 제174회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80억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흥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엔 아직 한계가 있는 모습입니다.
 
시장에서도 부동산PF 등의 연착륙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회사채 시장은 회사채 발행물량의 상고하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크레딧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는 부동산PF 연착륙 여부”라고 지목했습니다.
 
임영주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턴어라운드 하는 모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시장에 내재돼 있는 PF에 대한 불안감은 크레딧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올해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조달 비용과 한계기업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부실징후기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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