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주 하락에 인버스ETF 환호 '너무 이른가?'
증권가 "손절매 기준 잡고 단기투자하라"
KB운용 인버스 ETF에 개미 매수세 476억
비중 상위 LG엔솔·삼성SDI·포홀·에코
2023-09-15 06:00:00 2023-09-15 0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최근 상장한 2차전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화제입니다. 2차전지 상위주들에 거래량을 수반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증권업계에서는 조정세를 지나 재상승이 예상된다며 인버스 ETF 매수에 신중하라고 조언합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지난 12일 출시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의 개인 누적순매수액은 476억2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초부터 국내증시에서 테마 열풍을 일으키며 급등세를 펼친 2차전지주가 연일 약세를 보이자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ETF는 상장 첫날(2.86%)과 둘째 날(2.09%) 모두 2% 넘게 올랐습니다. 셋째 날인 어젠 2차전지 상위주들의 반등세로 3.11% 내렸습니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요.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1배로 추종합니다.
 
14일 현재 이 지수의 구성종목과 비중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15.72%), 삼성SDI(006400)(15.41%), POSCO홀딩스(005490)(15.11%), 에코프로(086520)(13.63%), 에코프로비엠(247540)(11.50%), 포스코퓨처엠(003670)(10.54%), SK이노베이션(096770)(8.71%), 엘앤에프(066970)(4.39%), 코스모신소재(005070)(3.04%),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94%)로 확인됩니다. 
 
국내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부 2차전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2차전지주들은 올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다 지난 7월에는 쏠림 현상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다가 최근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연속 개인이 순매도세를 지속하며 총 6411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367억4200만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투자심리가 위축하면서 에코프로는 이달에 들어서만 28.08% 하락해 황제주 자리를 반납한 데 이어 80만원대까지 밀렸고, LG에너지솔루션(-6.62%), 삼성SDI(-4.89%), POSCO홀딩스(-4.49%), 에코프로비엠(-12.17%), 포스코퓨처엠(-10.68%)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습니다.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등 단기 급등주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테마주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그간 2차전지에 쏠려 있던 투자자 수급이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 인버스 ETF 장기투자는 위험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2차전지주들의 조정을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재상승에 따른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에코프로비엠과 포츠코퓨처엠의 투자 전망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습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와 배터리 가격 하락이 내년 전기차(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올해보다는 EV 수요가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리튬 가격도 4분기부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연말 2차전지 소재 및 배터리 업체들의 신규 수주, 증설 발표도 주가 반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어려운 판매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업체나, 전기차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들에 대응해 저가형 제품을 빠르게 확장 중인 업체를 선호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차기 미국 대선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더해질 수 있고, 전기차 수요는 높은 금리에 약해질 수 있다"며 "2차전지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해도 지금은 매매의 영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버스 ETF 자체는 장기 투자에 부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인버스 ETF 총 43개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이 플러스 수익률을 낸 기간은 53영업일까지였습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0영업일 이상 투자할 경우 승률은 20%대까지 낮아지는 만큼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버스 ETF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승률이 급격히 낮아진다"며 "상대적으로 출시 직후 투자 타이밍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또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기초지수는 이미 직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기술적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며 "인버스 ETF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철저한 손절매 기준을 세우고 단기 투자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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