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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경매신청 1만건 돌파…분양보증사고 13년만 최대
고금리·경기 침체 여파…1월 법원 경매 신청 10년 만에 최대
작년 HUG 분양보증 사고액 1조원 상회
2024-02-26 15:42:55 2024-02-26 18:00:32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올해 1월 법원에 접수된 전국의 신규 경매 신청건수가 1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월별 통계로는 10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여파가 경매시장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6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619건으로 지난 2013년 7월(1만1266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동월 기준으로는 지난해 1월 6786건과 비교해 56% 증가했으며, 지난 2013년 1월(1만1615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입니다.
 
경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월에 경매를 신청한 것으로, 실제 입찰에 들어간 경매 진행 건수보다 경제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 받습니다. 통상 법원에 경매 신청을 하면 감정평가 등을 거쳐 매각기일이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가량의 시차가 발생하는 데다, 진행 건수에는 신청 건수뿐 아니라 앞서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들도 함께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신규 경매 물건 수는 2019년 10만 건을 넘었다가 2020년 9만2781건, 2021년 7만7895건, 2022년 7만7459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는데요.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월간 경매 신청 건수가 8000건을 넘기 시작해 지난해 신규 경매 물건은 총 10만1150건을 기록하며 4년 만에 다시 10만 건을 넘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경기침체와 함께 이어진 고금리, 주택가격 하락 등이 꼽힙니다.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한 '영끌족'들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서인데요. 또,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이 임의경매에 넘어가거나 역전세난으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의 강매 경매를 신청한 경우도 크게 늘었습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경매물건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물건을 포함해 올해 전체 물건이 늘어나 수요 분산을 가져오고, 이는 낙찰가율과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당분간 경매물건 증가나 분양 보증 사고액도 늘어나는 과도기라고 본다"면서 "저금리시대에서 고금리시대로 전환하면서 당분간 전만큼 부담이 될만한 대출은 내지 않으며 점차적으로 (수치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대구·인천 등서 분양보증 사고 속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주택 사업자가 부도·파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해 공사를 마치지 못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분양보증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사고액은 1조1210억원이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했던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분양보증은 시행사 또는 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분양 계약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HUG 분양보증 사고는 2019년 2022억원(1건), 2020년 2107억원(8건)이었고 2021년과 2022년은 사고가 없다가 지난해 14건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고액이 1조원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분기별로 보면 3월 말 기준 보증 사고액은 657억원(1건)에 불과했으나 9월 말에는 9815억원(12건)으로 늘어났습니다. 분양보증 사고 발생 지역은 경기 4곳(남양주, 파주, 평택, 부천), 대구 2곳(달서, 중구), 인천 2곳(부평, 중구), 울산 2곳(울주)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업자 보증 사고액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사업자 보증은 주택 사업자가 분양주택이나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대출을 받으려 할 때 지원되는 보증입니다. 작년 말 기준 HF의 사업자 보증 사고액은 1791억원(11건)으로 2004년 3월 HF가 사업자 보증 업무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주로 다루는 HF는 대출 원리금 미상환, 주택 사업자의 파산·회생, 그 외 장기적인 휴·폐업, 장기 공사 중단 등이 발생한 경우를 사업자 보증 사고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HF 사업자 보증 사고액은 2019년 3억원(2건), 2020년 237억원(3건), 2021년 35억원(4건), 2022년 55억원(3건) 등이었으나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사고 발생 지역은 부산 3곳(사상구, 연제구), 서울 2곳(광진구, 관악구), 충남 2곳(논산), 울산 울주군, 경북 안동시, 경남 고성군, 강원 삼척시 등이었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경매 물건이 쌓인다는 것은 신용이 나빠지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고, 계속 유찰될 경우 금융기관에서도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는 이슈도 있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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