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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에…여 대권주자 '5인 5색'
윤에 각 세우는 한동훈·안철수…나경원 당권 채비
야당과 협치 행보 오세훈·대통령 보조 맞춘 홍준표
2024-04-24 18:15:27 2024-04-24 18:15:47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4·10 총선 참패로 국민의힘 내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권 잠룡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차기 대선의 잠재적 후보군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꼽히는데요. 정치적 체급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들의 주도권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과 거리 두는 한동훈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11일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습니다. 이후 자택에서 칩거하던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측근을 만나면서도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총선 당시 함께 당을 이끈 전 비상대책위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전 비대위원과 식사를 하며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부터 윤 대통령 주재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 오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다만 건강상의 이유로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결별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규완CBS 논설실장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라며 “윤한 갈등이 3~4차까지 있었고 그 갈등 국면에 한 전 비대위원장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한 전 위워장이 윤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홀로서기’에 도전해야 차기 대권 주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상임고문은 이날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와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윤 대통령과 멀어져야 정치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동작을에 당선된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데요. 여권 내 최다선 여성 중진의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도 꼽힙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유세 기간 중 6번을 찾아간 동작을에서 승리하면서 당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여성 당선자 10여 명과 차담회를 가지며 세 결집에 나섰는데요.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임 원내대표 하마평에 오른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 연대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꺾고 경기 분당갑에서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의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커졌습니다. 안 의원 역시 당내 몇 안 되는 수도권 의원 중 한 명인데요. 안 의원은 연일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야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표결 시 찬성 의사를 밝혔는데요. 윤 대통령을 향해 정식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검법에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리버시티, 서울'을 조성하는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낙선자부터 챙긴 오세훈, 윤 대통령 엄호 홍준표 
 
여권의 총선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오 시장과 홍 시장 역시 대권 행보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당선자와 낙선자를 잇달아 만나고 있는데요. 오 시장은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시장공관에서 서울지역 국민의힘 당선인 1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했습니다. 
 
앞서 22일에는 서울 서·남부 지역 낙선자, 지난 19일에는 서울 동·북부 지역 낙선자들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가졌습니다. 또 서울 지역 민주당 당선인들과 오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야당과 협치에 신경 쓰는 모습입니다. 
 
반면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접전을 넓히면서 당내 지지세 확장에 나섰습니다. 특히 총선 패배 원인으로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며 맹폭을 가하고 있는데요. 한 전 위원장의 행보를 배신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총선 직후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한 바 있는데요. 이에 홍 시장이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외에도 대권 후보자를 견제하는 동시에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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