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65%…“80%로 올려야”
경실련 "정부 발표한 69%와 차이"
"지역·단지별 시세 반영도 천차만별"
"정부가 기준도 없이 공시가격 조사"
2024-06-26 15:48:07 2024-06-26 15:48:0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지역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65%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69%라고 한 정부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는 겁니다. 더구나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지역·단지별로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세금을 책정하는 과세기준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공시가격도 자의적으로 운영되면서 조세 형평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2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 25개 자치구 75개 단지 아파트를 대상으로 평균 시세와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시세는 11억5000만원입니다. 그런데 공시가격 7억4000만원입니다.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65%인 겁니다. 앞서 지난 4월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69%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0년 수준과 동일하다는 설명입니다.
 
정부가 발표한 연도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20년 69% △2021년 70% △2022년 71.5% △2023년 69% △2024년 69%였습니다.
 
하지만 경실련이 이번에 조사해 발표한 연도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20년 67% △2021년 69% △2022년 69% △2023년 60% △2024년 65%였습니다.
 
정부 발표와 경실련의 조사를 비교하면, 해마다 최소 1%포인트에서 최대 9%포인트까지 차이가 있는 겁니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공시가격이나 공시지가가 부동산세금 과세기준임에도 불구하고,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정부가 자의적으로 운용한다는 비판이 계속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해는 지난해 급격한 공시가격 하락으로 세수가 부족해지자 겉으로는 시세반영률 변화가 없다고 하면서도 공시가격을 올린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지역·단지별로도 격차가 크고 변동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은평구 백련산힐스테이트2차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7%로, 지난해 55%에서 12%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도봉구 신동아1단지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51%에서 11%포인트 늘어난 62%, 강서구 힐스테이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53%에서 9%포인트 증가한 62%였습니다.
 
시세반영률이 떨어진 아파트도 있습니다. 서대문구 e편한세상신촌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지난해 65%에서 2%포인트 떨어진 63%로 나타났습니다. 용산구 e편한세상과 중랑구 신내데시앙포레 공시가격 시세반영률도 각각 1%포인트씩 내린 67%, 58%로 조사됐습니다.
 
“부동산 과세기준 신뢰 훼손”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연도별 평균 시세는 △2020년 9억5000만원 △2021년 11억4000만원 △2022년 13억2000만원 △2023년 11억8000만원 △2024년 11억5000억원입니다. 2020년 이후 올해까지 2억원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공시가격은 △2020년 6억4000만원 △2021년 7억9000만원 △2022년 9억1000만원 △2023년 7억1000만원 △2024년 7억4000만원으로 1억원이 올랐습니다.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겁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정부가 명확한 기준도 없이 공시가격을 조사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세금부과 기준이 이렇게 자의적으로 운영된다면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는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시가격뿐 아니라 공시지가나 집값 통계와 같이 부동산과 관련한 정부 통계 대부분이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택과 빌딩, 토지 등 모든 부동산의 공시가격·공시지가를 예외 없이 시세의 80% 이상 반영하도록 방침을 정하고 산출근거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시세·공시가격·보유세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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