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 'AI 성과' 속도 낸다
LG이노텍, 불량품 검사에 AI 도입
계열사 '자체 AI 기술' 도입도 가속화
2024-07-25 13:41:26 2024-07-25 13:41:2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LG AI연구원의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이 올해 본격적인 사업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에 설립해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LG AI연구원은 지난해 공개한 초거대 AI '엑사원2.0'을 기반으로 계열사의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5일 LG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생산 공정에서 불량품을 걸러내는 '비전 검사'에 AI를 활용해 '리드 타임'을 90% 단축했습니다. 리드 타임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불량품 선별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걸리던 시간을 의미합니다. 
 
보통 불량 데이터를 충분히 쌓는 과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으나, AI가 소량의 정상 데이터만 학습하고 양품 범위에서 벗어나는 이미지를 불량으로 인식하도록 해 소요 시간을 단축시키고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학회 CVPR 2024에서 LG 연구진이 LG 통합 부스를 방문한 글로벌 연구자에게 '비전 검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LG제공)
 
LG생활건강은 신제품 디자인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6개월이 걸리는 일을 한 달로 대폭 줄였습니다.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는 다양한 타투 도안이 제품의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LG생활건강은 최초 디자이너가 일일이 그리는 방식으로 6개월간 900개 정도의 도안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LG AI연구원의 이미지 생성 AI인 '엑사원 아뜰리에'를 도입해 1달만에 1000여개의 도안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1만2000개의 도안을 제공 중이며, AI가 추가로 생성해 놓은 도안도 7000개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화학은 사업의 핵심인 원재료를 낮은 비용으로 구매하는 AI 기술 적용 초읽기 단계입니다. 원재료는 시장 환경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낮을 때 구매하면 생산 비용을 절감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급변하는 시장가격으로 원재료 구매 가격이 일정하지 않아 원재료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AI로 최적의 구매 시점을 분석·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간 수십억 원 이상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학회 CVPR 2024에서 LG 통합 부스를 방문한 글로벌 연구자가 LG 엑사원으로 만든 미디어 아트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사진=LG제공)
 
LG AI연구원은 외부 기관과 협력을 통한 성과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세계적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 '잭슨랩'과 함께 알츠하이머 및 암의 비밀을 풀어낼 AI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자 특성 정보와 생애주기별 연구 데이터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병리 이미지만으로 빠르게 암을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G AI연구원은 특허청과 특허행정을 혁신하기 위한 초거대 특허전용 언어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초거대 AI 엑사원에 특허청의 특허공보 등 특허행정 관련 7종 데이터(1.78테라바이트)를 학습시킨 겁니다. 특허청은 구축된 특허전용 언어모델을 기초로 특허검색, 분류 등 심사업무를 혁신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LG 계열사들의 자체 AI 기술도 다양한 현장에 속속 적용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전화 고객상담 시스템에도 AI를 도입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AI 기술을 통해 배터리 셀 설계 기간을 2주에서 1일로 대폭 단축시켰습니다.
 
LG는 지난 3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분야에 3조6000원의 투자를 시작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LG의 AI 전문 임원 수는 총 55명으로 3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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