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게임+)'다키스트 데이즈' CBT, '모바일 특화' 과제 남아
현대 미국 배경 좀비 슈터
'사지 절단' 차별화 앞세워
조준·이동 어려운 모바일판
플랫폼 한계 보완 과제로
2024-07-25 15:06:32 2024-07-26 10:26:0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끝이 안 보이는 사막 한 가운데를 질주하는 차가 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남자는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된 도시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회상합니다. 아수라장이 된 집에서 발견한 건 아내가 쪽지에 남긴 생존자 거주 구역명 '샌드크릭'뿐. 현실로 돌아온 남자는 무표정하게 좀비를 들이받고 와이퍼를 켭니다. 그는 시커먼 피로 얼룩진 창을 닦으며 다짐합니다. 어떤 어둠도 날 막을 순 없다고.
 
NHN(181710) 산하 나우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오픈월드 슈팅 RPG '다키스트 데이즈'의 2차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가 2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앞서 NHN이 이달 18일 진행한 CBT 시연회에서 모바일판을 체험했는데요. 모바일판의 경우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밤이 되면 시야가 좁아져 긴장감을 높인다. (이미지=다키스트 데이즈 CBT 실행 화면)
 
전투 차별화, 무기 뒷받침 돼야
 
다키스트 데이즈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다양한 총기와 근접 무기, 장애물을 넘어다니는 파쿠르 액션 등을 지원하는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이 게임의 배경은 미국의 사막과 그 주변의 황폐화된 도시입니다. 이 때문에 작품 분위기는 드라마 '워킹데드'와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등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게임의 차별화를 위해 좀비의 팔·다리를 조준해 쏘면 그 부위만 떨어지게 만들었는데요. 이는 비서럴 게임즈의 콘솔·PC 게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서 봤던 '전략적 사지 절단' 시스템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래 우주가 배경인 데드 스페이스에선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가 가로 혹은 세로 선으로 플라즈마를 쏘는 공구 '플라즈마 커터'로 괴물 네크로모프의 다리를 절단해 속도를 늦춘 뒤, 팔과 머리를 잘라 처치하는 방식으로 호평 받았죠.
 
현대 미국이 배경인 다키스트 데이즈에선 플라즈마 커터처럼 가로·세로 선으로 뻗어나가는 무기가 없습니다. 넓은 화면에 정밀한 조작도 가능한 PC판에서야 일반 총기로 좀비의 팔·다릴 쏠 수 있겠지만, 모바일판에선 이 같은 '차별화'를 경험하기 어려웠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가장자리를 둘러싼 UI가 많은 데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면서 순식간에 달려드는 좀비의 팔·다리만 골라 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이 게임에 데드 스페이스 같은 전략적 사지 절단 요소를 도입했지만, 모바일 판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다. (이미지=다키스트 데이즈 CBT 실행 화면)
 
결국 모바일판에선 기본 옵션으로 적용된 조준 보정에 의존해 단순 헤드샷이나 몸통 공격을 해야만 했습니다.
 
모바일 판에서 전략적 사지절단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데드 스페이스처럼 공격 범위가 넓은 무기가 필요할 텐데요. 이 게임은 현대물인 만큼 플라즈마 커터 같은 무기는 없더라도, 둥근 톱날을 발사하는 식으로 개조형 무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동선 총괄 PD는 "아직 그런 무기는 없다"며 "추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작은 화면 속 조작감, 큰 고민
 
주인공 시점의 앞뒤 전환이 느린 점도 모바일판의 과제입니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좀비와 싸우려면 주인공이 앞뒤로 빨리 돌아설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는 콘솔 게임 패드의 L 막대를 누를 때, 주인공이 단숨에 뒤로 돌아서며 시점도 그에 맞게 바뀝니다.
 
반면 다키스트 데이즈 모바일판은 화면 오른쪽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쓸어가며 회전해야 합니다. 뒤에서 공격하는 좀비에 대한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게임의 한 개발자는 "모바일판 화면을 둘러싼 버튼이 많은 상황에서 고민이 많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화면의 가상 L 막대를 빠르게 두 번 누르면 앞뒤로 돌아서는 방법을 고려할 만합니다.
 
차량에 탑승한 순간 가상 패드가 바뀌는데, 옵션에 대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다키스트 데이즈 CBT 실행 화면)
 
캐릭터 이동에 쓰이는 가상 버튼에선 경험의 연속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주인공이 차량에 짐을 싣고 이동하며 좀비를 들이받아 무찌를 수도 있는데요. 여태껏 가상 L 막대로 주인공을 움직이다, 차에 탄 순간 방향키로 좌우 앞뒤를 움직여야 합니다. 물론 옵션으로 L 막대를 적용할 수 있지만, 차량에 처음 탑승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안내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밤이 된 마을에서 좀비들과 벌이는 사투, 경쟁 콘텐츠인 분쟁 지역에서 벌이는 협력과 약탈 등 다양한 재미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NHN은 콘솔과 PC에 어울리는 차별화 요소, 시점 변화의 편의성을 모바일판에서 제대로 구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상호 NHN 게임사업본부장은 "2차 CBT를 통해 게임의 존재 의의이자 본질인 재미와 전체적인 게임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연내 정식 출시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다키스트 데이즈의 후반 플레이의 중심이 될 멀티플레이를 비롯해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고, 이용자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욱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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