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5대 금융 저축은행, 건전성 챙기려다 수익 '뚝'
회계기준 따라 실적 규모 변동 가능성
수익구조 단순, 경기 회복 전 건전성 집중
2024-07-26 17:13:47 2024-07-26 17: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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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기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탓에 보수적으로 쌓고 있는 충당금이 원인이다. 주요 자회사인 은행의 수익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실적 반등도 아직 멀어 보탬은 커녕 리딩금융 경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사진=저축은행중앙회)
  
2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26일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5대 금융 저축은행의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대 금융지주인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하나금융지주(086790)우리금융지주(316140) ▲농협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주의 주요 자회사가 실적 호조를 보이는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저축은행인 KB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80억원을 기록했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적자 전환까지는 미치지 못했으나, 1분기 113억원 규모로 흑자를 달성했던 것에 비해 순익 규모가 작아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금융지주 기준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1분기 13억원 규모였던 당기 실적은 상반기 합산되면서 적자 전환했다. 2분기 큰 규모로 손실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단순 산출하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90억원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KB저축은행도 1분기 113억원에서 상반기 합산 32억원으로 줄어들어 2분기에는 적어도 81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와 저축은행이 경영공시에 적용하는 회계기준이 달라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나 악화되는 흐름은 같다. 금융지주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저축은행은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맞춰 분기별로 실적을 공시한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도 자회사인 신한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 NH저축은행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각 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각 저축은행 총자산은 ▲KB저축은행 2조7619억원 ▲신한저축은행 2조9260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1조9068억원 ▲하나저축은행 2조5948억원 ▲NH저축은행 2조3762억원이다. 우리금융저축을 제외한 4개 사의 자산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다.
 
규모는 비슷하지만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저축은행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 NH저축은행이 각각 178억원, 26억원, 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반해 나머지 두 곳은 적자를 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금융지주 공시 실적과 저축은행 공시 간 실적 차가 크다. 우리금융 회계기준으로는 1분기 1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우리금융저축은행 회계기준 같은 기간 11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2분기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공시할 당기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실적 악영향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망이 흐린 것은 건전성 제고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 특히 저축은행의 건전성 고삐를 조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일반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을 요구했고 자본확충도 주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한 4개 사의 적자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KB저축이 936억원, 우리금융저축이 417억원, 하나저축이 179억원, NH저축은행이 562억원의 연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이상 추가 실적 악화도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KB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기준 12.2%로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 폭도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신한저축 6.47% ▲우리금융저축 6.33% ▲하나저축 8.9% ▲NH저축 9.96%에 비해도 차이가 크다.
 
대손충당금을 크게 전입할수록 당기순익은 깎일 수밖에 없다. 1분기 말 대손충당금 잔액도 증가했다. 각 사의 1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잔액은 KB저축은행이 163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금융저축은행이 770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차주 상환능력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환입될 수 없어 묶인 돈이 된다.
 
특히 부동산 업종에 내어준 대출도 문제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개 사 중 한도금액에 가장 가까운 수준으로 대출을 실행한 곳은 NH저축은행이다. 1분기 기준 NH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별 신용 공여 한도는 1조42억원으로, 이 중 90%인 9069억원을 이미 실행했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금리가 인하되기 전에는 건전성 제고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라면서 “기본적인 수익구조가 단순해 사실상 수익성 제고 방안은 금리 인하 이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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