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패스, 자금조달 실패…상장폐지 우려 확대①
10대 1 감자 이후에도 자금 조달 불가피
수상한 임대아파트 갭투자…자기자본 확충 목적?
2024-09-02 06:00:00 2024-09-02 08:47:2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자본잠식 및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올리패스(244460)가 전환사채(CB) 발행에 실패하면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결산 기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설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리패스는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 양수를 통해 관리종목 해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양수 법인과 거래 상대방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라 우려의 시선이 여전합니다.
 
자금조달 실패…감자 완료해도 상폐 우려
 
(사진=올리패스 홈페이지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리패스는 지난 28일 160억원 규모의 12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철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철회 사유는 납입 대상자의 미납에 따른 철회입니다.
 
12회차 CB 납입자는 세무법인 다현의 대표인 손형석씨입니다. 지난 5월 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씨는 유증 자금을 납입하지 못했고, 인베스트파트너스 1호 조합으로 납입자가 변경되면서 최대주주는 인베스트파트너스가 됐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에 실패하면서 올리패스의 상장폐지 우려도 커졌습니다. 올리패스는 지난해 자본잠식률 85.3%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와 2022년 법차손이 자기자본 대비 각각 690.5%, 268.3%를 기록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올리패스는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0대 1 무상감자에 나설 예정입니다. 10월 감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은 기존 194억원에서 19억원으로 감소합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올리패스의 자기자본은 41억원으로 감자가 완료되면 자본잠식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문제는 법차손입니다. 올리패스는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2022년부터 법차손 50% 이상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법차손과 자기자본은 각각 58억원, 41억원입니다. 올리패스는 상장 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리패스는 지난해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올해 상반기 결손금은 2432억원에 달합니다.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코스닥 상장규정상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됩니다. 관리종목 지정후 같은 상황이 한 해 더 발생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합니다. 
 
결국 감자가 완료되더라도 올해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는 이상 상장폐지 심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법차손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이후 또 다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으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라며 “자본잠식 관리종목 사유를 해소하더라도 법차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임대아파트 갭투자 자기자본 확충 목적?
 
올리패스는 서울대 화학과 출신의 정신 회장이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입니다. 지난해 비마약성 진통제 임상 2a상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주가가 폭락했고, 정 회장의 담보 주식은 반대매매됐습니다. 2022년 24%를 넘었던 정신 대표의 지분율은 5.4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상장폐지 우려까지 심화하면서 정 대표는 경영권을 넘기게 됐습니다. 11, 13회차 CB를 인수한 손형석씨를 대상으로 35억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납입자가 변경되면서 최대주주는 인베스트파트너스가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올리패스는 유형자산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이지만, 올리패스는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를 717억여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의 거래가 다소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올리패스가 임대아파트를 인수하는데 사용하는 실제 자금은 75억원에 불과합니다. 617억원은 임대아파트 전세보증금 채무를 인수했고, 25억원은 10회차 CB로 대납했습니다. 일종의 갭투자입니다. 
 
더구나 작년 말 기준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는 자산 50억1800만원에 부채 79억66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해당 임대아파트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은 디케이알홀딩스라는 부동산 개발 법인입니다.
 
현재 팔달10구역 임대아파트의 현재 자산은 890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디케이알홀딩스가 임대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자산 84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문제는 디케이알홀딩스 역시 작년 기준 완전자본잠식이라는 점입니다. 자금은 ‘디케이알홀딩스→임대아파트→올리패스→디케이알홀딩스’로 이동했을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올리패스는 해당 임대아파트와 함께 채무 617억원도 인수하게 됩니다. 
 
올리패스가 해당 임대아파트 인수를 통해 관리종목 해소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임대아파트를 인수하면서 해당 아파트의 채무도 함께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자산의 양수도는 최대주주 변경 전부터 얘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형자산 인수로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부채가 같이 증가한다면 자기자본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올리패스 상장폐지 우려 및 유형자산 인후 이후 재무상태 등에 대한 문의를 위해 올리패스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올리패스가 임대아파트 동을 인수하려는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팔달10구역). (사진=HDC현대산업개발)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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