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포스코퓨처엠, 높아지는 차입 부담…설비투자 줄줄이 취소되나
상반기 매출·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43.9% 감소
대규모 설비투자 지속에 차입금의존도 46.9%까지 '껑충'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항 배터리 소재 합작공장 무산
2024-09-23 06:00:00 2024-09-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5: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포스코퓨처엠(003670)이 계획한 배터리소재 공장 투자가 줄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이 장기화되면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고,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되면서 차입금 부담도 커진 상태다. 회사는 재무구조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재무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상반기 차입금의존도 46.9% '위험신호'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359억원,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282억원, 724억원) 대비 각각 12.6%, 43.9% 감소했다. 전방산업 업황 악화에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수요도 둔화된 영향이 컸다. 3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334억원, 영업이익 30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858억원, 371억원) 대비 각각 19.6%, 17.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실적과 함께 대규모 시설 투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퓨처엠의 CAPEX는 5041억원으로 3152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5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도 340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만으로는 투자금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 규모도 3조5339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년 만에 47.1%나 증가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도 2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8억원)보다 121.4%나 불어난 상태다. 단기 채무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104.5%로 242.3%였던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상반기 1639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지만 투자활동으로 5274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은행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2690억원을 유입했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2021년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 2021년 28%였던 차입금의존도는 올 상반기 46.9%까지 올라섰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퓨처엠의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다.
 
이에 대해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채비율이 아직 200% 넘지 않은 상황이다. 부채비율이 적정선인 200%를 넘지 않도록 잘 관리할 예정이며 자체 현금흐름을 통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요에 따라서는 차입을 할 수도 있지만 과도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룹차원의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캐즘 심화에 투자 계획 줄줄이 무산 가능성
 
이처럼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던 포스코퓨처엠의 경영 전략에도 최근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당초 회사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항 블루벨리산업단지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소재 합작공장을 세우려고 했으나 이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오는 2027년까지 26만7702㎡ 부지에 전구체와 고순도 니켈 원료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당초 포스코퓨처엠은 화유코발트로부터 원료를 조달해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의 양극재 생산공장과 연계해 니켈과 전구체, 양극재 밸류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이 같은 계획을 백지화한 것이다. 화유코발트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지만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인해 투자 검토를 종료했다는 게 포스코퓨처엠 측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투자 계획도 줄줄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블루벨리산업단지 19만9720㎡ 부지에 50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음극재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아직까지 착공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공장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투자 계획을 철회했거나 완공 시점을 연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포항 블루벨리산업단지 음극재 공장 설립과 관련해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음극재 공장의 경우 투자 계획 무산이나 착공 시점 연기 등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 확보할 음극재 생산능력(CAPA)을 연산 11만3000톤으로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약 49% 축소한 상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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